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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수 중간 성적표...두산·LG '함박웃음' 삼성·KIA·NC '한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8 KBO 리그' 두산베어스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에서 두산 선발투수 후랭코프가 역투하고 있다. 이날 경기를 9대3으로 승리하면서 후랭코프는 11승 무패를 기록했다. 2018.6.21/뉴스1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8 KBO 리그' 두산베어스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에서 두산 선발투수 후랭코프가 역투하고 있다. 이날 경기를 9대3으로 승리하면서 후랭코프는 11승 무패를 기록했다. 2018.6.21/뉴스1

'야구는 투수 놀음'이란 말이 있다.

한국 프로야구는 '외국인 투수 놀음'이란 말이 더 어울린다. '원투펀치'를 이루는 외국인 투수 2명의 활약 여부에 따라 팀 성적의 희비도 엇갈린다. 올해 프로야구 최고 '원투펀치'는 두산 세스 후랭코프-조시 린드블럼이다.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하는 결단을 내렸다. 현재까진 대성공이다.

후랭코프는 15경기에 선발 등판해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71을 기록 중이다. 다승 1위, 평균자책점 2위다. KBO 데뷔 후 12연승 중인데 지난해 제프 맨십(당시 NC)의 8연승을 뛰어 넘었다. KIA 헥터 노에시가 보유한 외국인 투수 최다 연승(15연승)에도 3승 남았다. 개막 이후로만 따지면 헥터와 정민태(당시 현대)의 14연승이 최다다.

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 대 LG 트윈스 경기. 5회 초 2사 만루 때 LG 선발투수 소사가 롯데 이병규를 삼진 아웃 시키며 위기에서 벗어나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 대 LG 트윈스 경기. 5회 초 2사 만루 때 LG 선발투수 소사가 롯데 이병규를 삼진 아웃 시키며 위기에서 벗어나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롯데에서 뛰다 두산으로 이적한 린드블럼은 10승 2패, 평균자책점 2.78다. 17번 선발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14번(2위)이나 된다. 꾸준함이 돋보인다. 둘은 22승(2패)를 합작했다. 팀 승리(53승)의 41.5%에 해당한다. 두산이 시즌 초반부터 독주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2016년 두산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22승)와 마이클 보우덴(18승)는 40승을 올렸는데, 기복이 없고 타선의 든든한 지원을 받는 후랭코프와 린드블럼도 비슷한 기록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4위를 달리고 있는 LG의 외국인 원투펀치도 눈에 띈다. 헨리 소사(7승 5패)와 타일러 윌슨(6승 3패)은 팀 승리(44승)의 29.5%인 13승(8패)을 합작하는데 그쳤지만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스탯티즈)는 7.46으로 단연 1위다. WAR 7.28로 2위인 두산 외국인 듀오보다 높다. 퀄리티 스타트는 소사가 14번(1위), 윌슨이 12번(공동 3위)이다. 소화 이닝(221과 3분의 2이닝)도 가장 많다. 두 선수가 등판한 33경기에서 19승 14패(승률 0.576)를 거뒀다. 좀 처럼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봐야한다.

효율성 면에서도 LG 소사와 윌슨이 가장 뛰어나다. 두 선수의 올해 연봉은 소사가 120만 달러, 윌슨이 80만 달러다. 10개 구단 가운데 7위(200만 달러)다. WAR 1당 연봉은 27만 달러 정도다.

2위 한화는 외국인 투수 제이슨 휠러의 부진으로 고민이 많다. 휠러는 2승 8패, 평균자책점 5.20에 그친다. WAR도 0.90로 전체 외국인 투수 20명 가운데 15위다. 그나마 키버스 샘슨(8승 5패)이 제몫을 해주고 있다. 두 선수의 WAR 합은 3.01로 7위다. 한화는 올해 투자를 크게 줄였다. 외국인 투수 2명의 연봉은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은 127만5000달러다. WAR 1을 올리는데 투자한 금액은 42만 달러로 3위다. 1승당 연봉은 13만 달러로 2위다.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한 구단의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

19일 충북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6회초 2사 1,2루 상황에 한화 선발 휠러가 교체되고 있다. 2018.6.19/뉴스1

19일 충북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6회초 2사 1,2루 상황에 한화 선발 휠러가 교체되고 있다. 2018.6.19/뉴스1

KIA는 지난해 통합우승에 기여한 헥터와 팻딘을 모두 잡았다. 두 선수에게 지불한 연봉은 292만5000달러나 된다. 우승 기여도가 높았기 때문에 연봉을 큰 폭으로 올려줬다.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두 선수의 WAR 합은 1.93로 9위다. 반면 WAR 1당 비용은 152만 달러로 가장 높다. 지난해 9승(4패, 평균자책점 4.14)을 올린 팻딘은 올해 단 2승(5패, 6.39)을 올리는데 그치고 있다. 2016년과 지난해 연속 200이닝을 넘게 던진 헥터 역시 구위가 지난해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8승 3패, 평균자책점 4.41을 거두고 있다.

8위 삼성과 10위 NC 역시 외국인 투수 영입으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외국인 투수 2명의 WAR 합은 삼성이 1.39로 10위, NC가 2.15로 8위다. 삼성은 3년 연속 외국인 투수 WAR합이 가장 낮다. NC는 외국인 투수 2명의 소화 이닝이 157과 3분의 2이닝(10위)에 그친다. 퀄리티 스타트도 11개로 가장 적다.

듀브론트,팀연승을 위하여 [일간스포츠]

듀브론트,팀연승을 위하여 [일간스포츠]

롯데는 펠릭스 듀브론트(WAR 2.01)와 브룩스 레일리(2.24)가 평균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지만 국내 선발진의 부진이 뼈아프다. 잘 던지던 에스밀 로저스(5승 3패, 평균자책점 3.80)이 불의의 부상으로 빠진 넥센은 대체 외국인 선수 에릭 헤커에 거는 기대가 크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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