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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도 소주 '화요' 만든 광주요 조태권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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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은 이 술을 친한 지인들에게 선물합니다. 강권석 중소기업은행장은 어떤지 아세요? 친구들에게 양주 대신 마시길 권하죠."

㈜광주요의 조태권 회장(58.사진). 지난해 1월 출시된 고급 소주'화요(火堯)'애용가들을 한 사람씩 거론한다. 대부분 유명 인사들이다. "진념 전 경제부총리, 김승연 한화 회장, 구자열 LS전선 부회장, 신선호 센트럴시티 회장도 즐겨 마십니다."

백화점 판매가로 500㎖ 한병에 2만2000원. 소주 값 치곤 엄청나다. 알코올 도수 차이는 두 배 가까이 됐다. 일반 소주와 비슷한 25도 짜리가 있지만 주력 제품은 위스키에 맞먹는 41도 짜리다. 소주 시장의 돈키호테 격이다. 아무데서나 팔지도 않는다. 골프장 매장 60여 곳, 고급 음식점 300여 곳, 롯데.현대백화점, 이마트에서나 찾아 볼 수 있다.

조 회장이 술의 명인(마스터블렌더)으로 일컬어지는 진로 출신 김호영씨와 의기투합해 50억원을 들여 1년6개월 만에 탄생시킨 술이다. 그가 화요를'명품 소주'라고 내세우는 배경이다.

화요는 소주의'소'(燒) 자를 분리해 두 글자(火+堯)로 만든 이름이다. 100% 쌀로 만든 증류식 소주다. 보통 소주가 희석식인 것과는 확연히 대조된다.(술은 통상 소주.위스키 같은 증류주와 맥주 등 발효주로 나뉜다. 증류주는 다시 증류식과 희석식으로 분류된다.)

조 회장은 ㈜대우에서 무역 일을 하다 1988년 선친의 가업을 이어받아 도자기 회사인 광주요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 뒤 한식당 가온과 주점 낙낙 등 외식산업에 뛰어들었고, 2003년 부터 주류 제조업에도 손댔다. 도자기를 만들다보니 좋은 음식을 만들 필요를 느꼈고, 좋은 음식에는 좋은 술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주량은 500㎖ 41도 화요 반병.

화요라는 브랜드로 지난해 올린 매출액은 10억원이다. 그리 내세울 만한 실적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 30억원 목표를 세울 정도로 예감은 좋다. 그는 "마케팅에 많은 돈을 들일 형편이 못 돼 입소문에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두 달 전 중국.일본.괌.홍콩 등지에 1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미국.호주 수출도 준비 중이다.

"지금 세계 술 시장을 석권하는 술은 위스키와 꼬냑 처럼 대개 알코올 도수 40도의 술입니다. 우리나라는 1965년 양곡 파동으로 곡주 금지령이 내려지는 바람에 값싼 희석식 소주가 시장을 장악했어요. 하지만 이런 술만으로 해외 주류시장을 개척하는데는 한계가 있어요." 화요의 국내 경쟁 상대는 또다른 고급 소주인 안동소주다. 하지만 본인은 위스키 같은 양주를 경쟁자로 삼아 열심히 뛸 생각이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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