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시민"…매너도 만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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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개회식에서 올림픽 국민다운 자부심을 보여준 시민들은 경기장에서도 성숙한 관전태도를 보여 뜨거운 열기를 질서있는 화합으로 승화했다.
올림픽 개막첫날인 17일 첫 경기로 열린 여자 플랫폼다이빙경기를 보러 잠실 실내수영장을 가득메운 3천5백여명의 관중들은 세계적인 스타들의 묘기가 펼쳐질때마다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내며 끝까지 질서를 유지, 흠잡을데 없는 관전태도를 보여주었다.
「올림픽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현장이었다.
다이빙 경기를 구경하러나온 박미경양(26)은 『모든 사람들이 경기가 끝난 뒤 음료수병이나 빵봉지등을 버리지 않고 들고 나가는 것을 보고 문화시민의 긍지를 느꼈다』고 말했고 자원봉사자 김은아양(17·일신여상2)은 『통제하고 안내할 일거리가 없을 정도로 질서가 자리잡혔다』고 말했다.
남자농구 예선 첫 경기로중국과 이집트의 접전이 벌어진 잠실실내체육관에서도 깨끗한 플레이와 묘기가 나올때마다 팀에 관계없이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올림픽열기를 느끼고싶어 가족동반으로 농구장을 찾았다』는 고재황씨(35·YMCA서무과)는 『우리나라선수가 출전한 경기가 아닌데도 많은 관중들의 열띤 응원에 놀랐으며 관전태도나 질서의식도 훌륭해 올림픽주최국민의 한사람으로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팀의 첫 공식경기인 배구경기가 벌어진 한양대체육관을 찾은 관중들의 태도는 단연 금메달감.
이들은 한국팀이 공격할때마다 목소리를 합쳐 『하나 둘 셋』을 합창하며 우뢰와 같은 환호와 박수를 아끼지 않았으며 상대팀인 스웨덴이 멋진 플레이를 펼칠때도 박수갈채를 보냈다.
특히 2-0으로 이기고있던 한국팀이 2-3으로 역전패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체의 야유없이 끝까지『한국 힘내라』를 합창해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미 자가용 홀·짝수 운행에서 보여준 자랑스러운 시민의식은 개회식때도 유감없이 발휘돼 10만명이 한꺼번에 입·퇴장했음에도 새치기와 같은 일체의 혼란스러우이 없이 질서정연한 모습이었다.
올림픽주경기장 관리직원 김만영씨(47)는 『줄서기등 경기장 질서는 눈에 띄게 좋아졌으나 청결의식은 아직 미흡한 것 같다』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뒷마무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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