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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피' 지고 '멀피'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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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영상 포털이 인기다. 요즘 신세대 네티즌들은 이미지나 텍스트만으로 커뮤니케이션하지 않는다. 스스로 찍은 동영상을 포털에 올리고 보며 의사소통한다. 이들 동영상 포털 사이트의 가입·방문자가 최근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하루 5000여개의 동영상이 올라오는 사이트도 있다.

며칠 전 홈런스타 이승엽이 끝내기 투런 홈런을 쳐 일본 열도를 떠들썩하게 했다. 일반인들은 대개 포털이나 신문사 사이트에 접속해 일일이 뉴스를 읽고 사진을 봤다. 신세대 네티즌들은 달랐다. 동영상 포털에 접속해 검색창에 '이승엽 홈런'이라고 쳐넣었다. 파일이 뜨자 이를 클릭해 생생한 화면으로 통쾌한 홈런 장면을 봤다. 글은 읽지 않아도 감동은 충분했다.

네티즌들의 활동무대가 바뀌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 머물지 않고 동영상 전문 포털로 슬슬 옮겨가고 있다. 텍스트와 이미지만으로 즐기는 인터넷 2D 세상에 머물지 않고 3D로 활동무대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리서치 회사 메트릭스는 최근 올 1분기 중 인터넷 방문자수 증가율을 조사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동영상 전문 사이트인 판도라TV의 방문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975%나 늘어 상승률 1위였다. 동영상 서비스업체인 다모임과 아이팝도 같은 기간 각각 405%, 94%의 방문자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들 사이트에 올라오는 동영상의 양도 엄청나다. 하루 평균 4000~5000 건이 업로드 되는 사이트도 있다.

기존 네티즌들은 대개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를 읽고 정보 검색하고 댓글을 달며 인터넷의 바다를 항해한다. 이미지를 첨부해 메일을 보내고 홈피에 글이나 이미지도 올린다. 신세대 네티즌들은 이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동영상을 찍어 올리고 검색해 보며 즐긴다. 개인 미니 홈피 대신 이런 사이트에서 동영상으로 꾸미는 일명 '멀피(멀티미디어 홈피)'를 운영한다.

이들 사이트에 올려지는 동영상은 네티즌들이 직접 찍은 '사용자생성콘텐츠(UCC, User Created Contents)'가 대부분이다. 네티즌들이 디카나 휴대폰, 캠코더로 찍어 편집한 것들을 주로 올리고 내리고 교환하고 있는 것이다.

포털 사이트 대신 이런 동영상 전문 포털이 뜨고 있는 것은 큰 용량의 파일을 일반 포털보다 쉽게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디카.휴대폰.캠코더의 보급 확대로 네티즌들이 생산.보유하고 있는 동영상은 급증했다. 일반 포털은 이런 동영상을 올리기에는 공간이 협소해 불편했다. 동영상 포털은 그 틈새를 파고들어 사이트를 활성화하고 있다.

스스로를 드러낼 줄 아는 신세대 네티즌들의 당당함도 이런 사이트 접속이 느는 이유가 된다. 신세대 네티즌들은 자신의 모습이나 활동 장면을 찍어 그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기를 즐긴다. 블로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되도록 많은 동영상을 올리려 한다.

요즘은 월드컵 붐을 타고 '박지성 골','이승엽 홈런'과 같은 장면의 동영상은 경기가 끝나기 무섭게 이들 사이트에 올라와 순간 최고의 조회 수를 기록한다. 네티즌들은 이들 사이트에 인기 동영상을 누가 먼저 올리나 경쟁도 한다. '공개구혼 동영상'은 네티즌 사이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카가 노총각 삼촌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포털에 올리고 대신 구혼해준 것이다.

동영상 전문 포털 간 경쟁도 치열하다. 다모임(www.damoim.net)은 동영상 포털 사이트 중 1일 평균 방문자가 가장 많다. 132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가지고 있는 동영상 콘텐츠도 40여만 건이나 된다. 국내 동영상 커뮤니티 중 가장 많다고 회사 측은 주장한다. 요즘 하루 평균 업로드 되는 동영상 콘텐츠가 5000여개나 된다. 최근 네이버.다음.야후.엠파스 등 유명 포털 사이트에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회사는 2004년부터 동영상 개인 미니홈페이지 '아이스타일'(I.Style)을 운영 중이다. 최초 500MB 최대 1GB까지 무료로 제공된다. 자체 웹 스토리지 '리멤버(www.remember.co.kr)'를 이용하면 다른 사이트의 홈피.블로그.클럽 등에도 자동으로 올릴 수 있다.

판도라TV(www.pandora.tv)는 라이브와 채널,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된다. 라이브는 실시간 인터넷 텔레비전 개념이다. 개인이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송하면 이를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시청한다. 채널은 1인 1채널 개념으로 운영된다. 자신이 보유한 동영상을 무제한 업로드하며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다. 보고 싶은 동영상이 있으면 '브이서치'로 쉽게 찾을 수도 있다.

판도라TV는 2004년 10월 동영상 서비스 시작 후 1년 만에 약 1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기도 했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도전, 젊음, 혁신적 사고를 담은 UCC가 인기"라고 말했다.

(조인스닷컴 Joins.com)

아이팝은 노리터(www.noriter.ipop.co.kr)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난해 서비스를 대폭 개편한 뒤 열흘 만에 4만여 개의 동영상 미니 홈피가 등록됐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무제한으로 동영상을 업로드를 할 수 있다. 쉬운 동영상 감상 환경을 제공하는 데 주력한다. 게시판 형태로 콘텐츠를 운영해 똑같은 동영상의 중복을 대폭 줄였다.

엠군(www.mgoon.com)은 작년 12월 1.0 버전을 오픈한 이후 4개월 만에 회원 20만 명을 확보했다고 소개한다. 그 후 1일 평균 방문자도 23만회를 돌파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개인 멀피 4만 여개가 개설되었으며, 하루 평균 1000개 이상 동영상 클립이 업로드 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소개한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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