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올림픽 개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여기 시울에 세계가 한데 모였다. 이념과 체제와 빈부의 벽을 허물고 50억 세계인이 서로 손에 손을 마주 잡았다.
펄럭이는 깃발, 타오르는 성화, 그리고 푸른 가을하늘에 울려퍼진 함성은 곧 50억 지구촌가족의 영원한 화합과 번영을 희구하는 성스런 예식이었다.
온 민족적 역량을 쏟아 정성스레 준비한 제24회 서울올림괵경기대회가 역사적인 개막을 알리는 힘찬 팡파르를 울린 1988년 9월17일-.청명한 가읕 날씨로 하늘의 축복마저 함께했다.
이날 오전11시 잠실올림픽 메인스타디움에서 10만관중이 지켜보고 전세계가 TV룔 통해 주시하는 가운데 서울올림픽은 장엄하고 화려한 개회식을 갖고 l6일간에 걸쳐 모든 인종의 젊은 스포츠 엘리트들이 펼치는 한마당축전에 돌입했다.
지난 81년9월 바덴바덴IOC총회에서 서울 개최가 결정된 후 7년간 준비해 온 서울올림픽은 근대올림퍽이 탄생된 이후 최대규모인 1백60개국 1만3천6백26명이 참가한데다 76년 몬트리올 대회이후 탈선을 거듭해온 올림픽 운동을 실로 12년만에 다시 본궤도에 올려놓은「동서 화합의 장」이 됐다는 점에서 전세계로부터 축하와 감사의 박수를 받는 뜻깊은 대회로 탄생했다.
개회식은 노태우대통령을 비롯한 3부요인, 「사마란치」 IOC위원장과 「네비올로」 올림픽 하계종목 협의회회장 등 국제 스포츠계의 거목, 그리고 국내외 귀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장중하면서도 축복어린 분위기 속에서 3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개회식은 강상제와 해맞이 등 식전공개행사에 이어 오전11시 정각 우렁찬 팡파르와 함께 각국 선수단이 입장하면서 공식행사에 들어갔다.
제1회 올림괵 개최국인 그리스가 관례대로 가강 먼저 입장했으며 뒤따라 한글 가나다순으로 가나·가봉·가이아나가 입장했다.
독일민주공화국 (동독) 은 2O번째, 독일연방공화국 (서독)은 21번째로 나란히 들어왔으며 미국이 43번째, 소련이 73번째로 입장했고 주최국인 한국은 총선수단의 절반 규모인 3백58명이 김준단장의 인솔로 우뢰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으며 마지막으로 입장했다.
박세직조직위원장의 대회사와 「사마란치」 IOC위원장의 환영사에 이어 노대통령이 『제24회 근대올림픽대회를 경축하면서 서울올림픽대회의 개회를 선언한다』고 개회선언을 함으로써 올림픽일정의 공식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올림픽기 게양에 이어 오전9시2O분 시청앞 광장을 출발한 성화가 도입주자인 손기정씨의 손에 들려 메인스타디움 내로 들어서자 장내는 환성과 박수로 떠나갈둣 했으며 최종주자 임춘애에게 인계된 성화가 운동장을 한바퀴 돈후 낮12시35분 성화대에 점화되자 장내의 옅기는 절정으로 치올랐다.
개회식은 한국농구대표 허재와 핸드볼대표 손미나 남녀선수의 선수대표 선서, 애국가제창, 선수단 퇴장으로 공식행사를 마친뒤 식후공개행사로 이어져 오후1시46분 막을 내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