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악플에 화난 차범근 “왜 인격을 짓밟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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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축구대표팀과 그 가족에게 악플을 남기는 네티즌의 태도를 지적했다. 사진을 누르시면 ‘차붐, 질문있어요’ 해당 페이지로 넘어가는 새창이 열립니다. [사진 다음스포츠 ‘차붐, 질문있어요’ 페이지 캡처]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축구대표팀과 그 가족에게 악플을 남기는 네티즌의 태도를 지적했다. 사진을 누르시면 ‘차붐, 질문있어요’ 해당 페이지로 넘어가는 새창이 열립니다. [사진 다음스포츠 ‘차붐, 질문있어요’ 페이지 캡처]

“왜 가족들을 괴롭힙니까!!!  축구가 아닌 선수들의 인격을 왜 짓밟고 희롱합니까!!!”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축구대표팀과 그 가족에게 악플을 남기는 네티즌의 태도에 대해 “인격을 짓밟고 희롱하는 것”이라며 강한 어조로 지적했다.

차 전 감독은 27일 다음스포츠의 ‘차붐, 질문있어요’라는 기명 연재 코너에서 “지금 우리 선수들은 잔뜩 겁을 먹고 있다”며 “몇 시간 후면 경기를 해야 할 ‘피파랭킹 1위 독일’ 때문이 아니라 무차별적으로 언어폭력을 휘두르는 아주 일부의 일그러진 팬들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그럴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면서 “마음을 모아 응원하는 팬들을 방해하고 힘 빠지게 하지 마시라”고 당부했다.

차 전 감독은 해당 연재글에서 “경기를 앞두고 가장 이상적인 선수들의 상태는 문만 열리면 싸움장으로 나가고 싶어 으르렁거리는 맹수의 그것”이라면서 경기에 나선 일부 선수와 그 가족에 쏟아진 비난과 악성 댓글 대신 선수들을 격려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겁에 질려 꼬리를 내리고 나가기를 싫어하는 맹수에게 질 때 지더라도 맘껏 뛰어보고 지라며 다그쳐야 되겠냐”고 덧붙였다.

또 차 전 감독은 “선수들은 모든 보도와 댓글, 그리고 SNS에 민감하다”면서 “지금부터라도 할 수 있는 가장 큰 격려를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여러분의 격려에 선수들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가가 촉촉해지면서 접혔던 꼬리를 바짝 세우고 이빨을 드러내며 싸울 준비를 마칠 수 있도록 댓글과 문자로 격려해주자”고 거듭 호소했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18일 스웨덴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 패하면서 일부 네티즌으로부터 악플을 받았다. 비난의 화살은 특정 선수를 향했다. 이로 인해 심한 악플에 시달리던 골키퍼 조현우의 아내와 딸은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 상에서 일부 네티즌에게 인신공격을 당한 끝에 인스타그램을 폐쇄했다.

특히 수비수 장현수에 대한 지나친 인신공격은 과격한 수준이다. 조별예선 2차전 멕시코전이 끝난 24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장현수 태형을 건의합니다” “장현수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 “장현수의 입국을 금지하라” “선수 자격 박탈, 국가대표팀에서 영구 제명하라” 등의 글이 올라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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