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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선 신태용 “독일전, 승리 위한 경기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소감과 각오를 밝히고 있다. 임현동 기자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소감과 각오를 밝히고 있다. 임현동 기자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독일과 러시아 월드컵 본선 F조 마지막 대결을 앞두고 필승의 의지를 다졌다.

신 감독은 26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독일은 강팀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면서도 “공은 둥글고, 우리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다. 멕시코가 독일을 이겼듯이, 우리 또한 이기기 위한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앞서 치른 스웨덴전(0-1패), 멕시코전(1-2패)을 모두 져 벼랑 끝에 몰려 있다. 16강에 진출하려면 독일과 3차전에서 두 골 차 이상으로 승리한 뒤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아주기를 기다려야 하는 형편이다. 신 감독은 “계획했던 것에 비해 F조 판도가 어긋났고, 주장 기성용이 부상으로 독일전에 나서지 못하는 건 아쉽다”면서도 “기성용을 대신할 주장은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선수, 팀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선수로 결정할 것”이라 말했다.

“독일의 경기력은 지난해 본선 조추첨이 끝난 뒤부터 꾸준히 분석해왔다”고 밝힌 신감독은 “다만 경기가 열리는 도시와 베이스캠프를 오가는 대회 일정상 독일전을 앞두고 조직적인 부분을 다듬을 시간이 부족했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면서 조직적으로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발생하는 등 힘들어진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하 신 감독 일문 일답.

-뢰브 감독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세계최고의 감독과 비교된다는 이야기에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그분은 워낙 멋있는 분이기도 하다. 기분 나쁘지 않다.”

-한국이 아직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마지막 상대가 독일이다.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승리 위해) 공격을 할 생각인가.
“독일이 강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도전이다. 하지만 공은 둥글다. 우리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다. 멕시코가 독일을 이겼듯이 우리 또한 독일을 이기지 못하란 법은 없다. 결과적으로 지더라도 우리는 이기기 위한 경기를 하겠다.”

-3차전은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고, 기성용의 부상 변수도 있는데 어떻게 준비했나.
“계획했던 것에 비해 F조 판도가 어긋난 건 사실이다. 독일 또한 계획했던 것과는 어긋났을 거라 생각한다. 독일이 두 경기를 잘 하고 마지막에 편한 상태에서 우리와 경기했다면 독일과 마지막 경기에는 조금 쉬운 멤버를 내보내지 않겠나 예상했는데, 전체적으로 많이 어긋나면서 힘들어진 건 사실이다. 우리 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기성용이 독일전에 출전하지 못하는 건 아쉽다. 상당히 머리가 복잡하다.”

-기성용을 대신해 주장으로 나설 선수를 결정했나.
“주장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내일 11명 중에 한 명이 주장을 맡을 것이다. 누가 심리적으로 가장 안정적인지, 팀을 위해 가장 헌신할 수 있는지를 따져 결정하겠다.”

-율리안 브란트가 선발 출장할 것으로 기대하나. 크로스가 프리킥을 성공시켜 한국에게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졌는데.
“브란트 선수의 출전 여부는 뢰브 감독이 한국전 승리를 위해 내릴 결정이다. 크로스 선수가 스웨덴전에서 골을 넣을 때는 우리가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이동 중이었기 때문에 몰랐다. 하지만 단 1%라도 16강에 올라갈 수 있는 희망이 생겼기 때문에 기분이 좋았던 건 사실이다.”

-독일전 관련 전술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고 있나.
“독일은 본선 조추첨이 끝난 뒤부터 꾸준히 경기력을 분석해왔다. 1,2차전을 하고 나면 독일의 선발 라인업이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에 그 틀 안에서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독일도 마찬가지 일정이지만, 베이스캠프를 오가며 훈련하는 일정상 독일을 염두에 둔 조직 훈련은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최고의 팀들이 16강으로 가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러시아도 2002년 한국처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나.
“공은 둥글기 때문에 상황이 어떻게 이어질 지는 알 수 없다. 각 팀마다 사정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내가 언급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다. 월드컵을 개최해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려면 개최국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중요하다. 러시아도 좋은 성적을 낸다면 행복한 월드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대표팀 선발 이후 조직적인 부분에서 완성 단계에 왔다고 생각하는가.
“이곳에 오기 전에 절반 정도의 전력을 (부상으로) 잃고 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의 조직력이 올라온 건 사실이지만, 상대가 디펜딩챔피언 독일인만큼 쉽게 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우리 선수단은 1%의 가능성도 놓치지 않고 도전하겠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력이 좋아졌지만,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부상 선수도 나오면서 힘들어진 부분도 있다.”

-한국팀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한 마디로 설명한다면.
"객관적인 전력은 독일이 우리보다 한 수 위인 것은 맞다. 하지만 우리가 마지막으로 보여줄 수 있는 한 가지는 준비해두고 있다."

카잔=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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