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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샘 게임 … 청소년 스마트폰·인터넷 중독 19만 명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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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9호 08면

서울에 사는 김모(17)군은 지난해 모바일 게임을 처음 접했다. 가볍게 시작한 게임 시간은 점점 늘어 매일 5~6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손에 쥐게 됐다. 밤새 게임을 하는 날도 많았다. 학교에서 벌점은 계속 쌓여갔다. 김군의 부모는 그제야 문제를 파악하고 전문 기관에 SOS를 쳤다. 6개월 가까이 상담을 이어가고 스마트폰 사용과 중단을 반복하다 고교 2학년이 된 올해에서야 문제를 겨우 해결했다.

초중고생 129만 명 온라인 설문 #하루 4시간 이상 접속 땐 고위험군 #여학생 중독 늘고 연령대도 낮아져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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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처럼 인터넷·스마트폰에 중독된 청소년이 19만 66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는 22일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올해 전국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청소년 129만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한 결과다. 그 결과 인터넷과 스마트폰 중 하나라도 과의존 위험군으로 진단된 청소년은 19만6337명이었다. 두 가지 모두에 중독된 ‘중복 위험군’도 6만4924명이었다. 인터넷 이용 고위험군은 대인 관계가 사이버 공간에서 대부분 이뤄지며, 하루 3~4시간 이상 인터넷에 접속한다. 스마트폰 이용 고위험군은 특정 애플리케이션이나 기능에 집착하고 한순간도 스마트폰 없이 견디기 힘들다고 느낀다. 문제는 인터넷·스마트폰에 중독되는 연령대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고교생 스마트폰 위험군은 지난해보다 줄었다. 하지만 초등학교 4학년은 지난해에 이어 인터넷·스마트폰 위험군이 모두 증가했다. 여학생의 중독 문제도 두드러졌다. 최근 모바일·온라인 게임 등을 즐기는 여학생이 늘어난 데다 인터넷·스마트폰을 활용한 1인 미디어, 유튜브 같은 영상 콘텐트 소비가 활발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인터넷·스마트폰에 중독된 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유아·초등생에게 맞는 체험형 예방 교육을 확대하는게 그 시작이다. 또 초등생 부모교육 등을 활성화해서 부모가 바람직한 이용 습관을 지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과의존이 우려되는 청소년 특성을 고려한 전문적 상담과 치유 서비스로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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