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창작 오페라 ""88축전"초연 『시집가는 날』『불타는 탑』등 2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매우 한국적인 소재를 다룬 2편의 창작오페라가 서울올림픽의 처음과 끝을 장식한다.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오페라 작곡가 「잔·카를로·메노티」가 작곡한『시집가는 날』은 서울시립오페라단이 올림픽개막전야인 16∼17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장일남 교수(한양대)가 작곡한『불타는 탑』은 국립오페라단이 올림픽이 폐막되는 10월2∼5일 국립극장 대강당에서 각각 초연된다.
오영진 씨의 희곡 『맹진사 댁 경사』를 토대로 작곡가 「메노티」가 연출하는『시집가는 날』은 국제무대를 겨냥, 이탈리아어로 공연된다. 서울 시향의 연주도 프랑스 태생의 「다니엘·립튼」이 지휘를 맡는가 하면, 2명의 이탈리아 음악가가 서울에 와서 한국 출연자들을 지도하는 등 외국인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메노티」에 대한 10만 달러의 작곡료를 포함해 약2억8천만 원이 들게 될 이 공연은 한국 창작오페라사상 거의 유례없이 많은 제작비를 들인 무대.
이쁜이 역은 소프라노 김윤자·임지현 씨, 유아역은 김정순·임민경 씨, 맹진사 역은 테너 박치원·임정근 씨, 김미언 역은 테너 김필승·강보철 씨, 맹진사 부인 역은 김신자 씨 등이 각각 맡는다. 1시간50분 공연의 2막5장 짜리 오페라에 약2백50명이 출연한다.
예술총감독을 맡은 시립오페라단 김신환 단장은 오페라『나비부인』이 일본을,『투란도트』가 중국을 각각 떠올리듯이『뒈딕 데이』로 번역될 이 작품이 한국을 연상시키는 세계적 오페라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의 『불타는 탑』은 신라 진평왕 때의 화랑 지귀와 후에 선덕여왕이 된 만덕 공주의 비련을 그린 초대형 무대.
원작은 윤조병 씨, 연출은 오현명 씨가 각각 맡았다. 국립합창단은 나영수 씨, 코리안심 러니 오키스트라는 장일남 씨가 각각 지휘한다. 지귀 역은 베이스 김정웅·전평화 씨, 공주 역은 소프라노 양은희·김혜진 씨, 두두리 역은 테너 신영조·김태현 씨, 혜공 역은 바리톤 김관동·조창연 씨 등.
장일남 교수는 지하의 영적 세계는 무조적으로, 지상은 무조·다조적으로, 천상은 다조·무조·조적으로 하여 사랑의 위대한 힘을 표현토록 음악적 구성을 했으며 무대는 예산상 어려움 때문에 웅장함 대신 정신세계를 깊이 있게 그리도록 했다고 말한다. 또 서양인들이 느껴보지 못한 한국적 음색을 최대로 살렸고 오현명 씨의 연출기법이 매우 시각적이므로 외국인들이 감상하는데도 별 어려움이 없는 「지극히 한국적인 오페라」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김경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