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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항만운영권 … 리카싱 '쥐락' … 리콴유 '펴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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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허치슨 왐포아를 소유하고 있는 세계 10위 홍콩갑부 리카싱.

화교(華僑)들이 운영하는 세계 1,2위 항만운영업체가 손을 잡았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 세계 최대의 항만운영업체인 홍콩의 허치슨 왐포아가 자신의 항만사업 지분의 20%를 싱가포르의 PSA에 매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각 대금은 43억9000만 달러(약 4조1340억원)에 달한다.

양사는 아시아 최대의 물동량이 몰리는 홍콩항과 싱가포르항을 기반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세계 10위의 갑부인 리카싱(李嘉誠)이 소유하고 있는 허치슨 왐포아는 현재 20개국에서 42개의 항만을 운영하고 있다. 또 PSA는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인 테마섹 홀딩스가 소유한 업체로 11개국에서 19개 항만의 운영권을 갖고 있다. 테마섹 홀딩스는 싱가포르 총리를 지낸 리콴유(李光曜)의 며느리인 호칭(何晶)이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세계 항만 업계에선 이번 지분 매입을 계기로 싱가포르와 유럽에서 주로 사업을 해왔던 PSA가 전세계로 사업 을 확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PSA는 또 허치슨 왐포아의 주요 활동 지역인 중국에서도 항만 운영에 나서는 등 영업지역을 다각화할 수 있게 됐다.

리콴유의 며느리로 PSA의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는 호칭.

지난해 이동통신사업에 뛰어들었다가 47억 달러의 손실을 입은 허치슨 왐포아는 이번 매각을 통해 자금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했다. 이들은 또 두 회사의 협력으로 해외 항만 운영권 인수과정에서의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는 효과도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선 화교 자본들이 아시아 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항구의 운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더욱 과감한 투자를 벌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허치슨 왐포아=홍콩을 근거지로 한 세계 1위의 항만운영업체다. 지난해 취급한 물동량은 20피트짜리 컨테이너 5180만개에 달한다. 2004년에 비해 8% 늘어난 규모다. 우리나라의 부산.광양항과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항 등의 운영권 일부를 갖고 있다.

◆PSA=업계 2위로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취급한 물동량은 20피트짜리 컨테이너 4118만개에 달한다. 2004년에 비해 24%나 급성장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등의 운영권을 일부 갖고 있으며, 최근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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