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라켓」 강 스매싱 "불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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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테니스를 보다 좁은 공간에서, 날씨와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궁리 끝에 창안된 스포츠가 탁구라고 한다. 1898년 영국인「제임스·깁스」가 셀률로이드 공과 러버를 붙인 라켓을 고안해 내면서부터 유럽 일대에 보급되기 시작한 탁구는 1926년 국제탁구연맹 (ITTF) 의 발족과 함께 국제적인 경기 종목으로 발전되어 나갔다.
탁구 하면 누구나 중국을 떠올리게 되지만 5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세계탁구의 본산은 헝가리· 폴란드· 유고 등 동구권 국가. 특히 헝가리는 1927년 제1회 세계선수권대회이후 52년까지 남자단체전 우승을 11차례나 휩쓸어왔다.
그러나 세계탁구의 주도권은 50년대 들어 일본으로 넘겨졌고 곧 중국으로 다시 넘어가 지금에 이르고있다.
중국은 문화혁명이 끝난 후 세계무대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70년대 초부터 「이질러버에 의한 공격」 「스카이서브」「왼손 셰이크 핸드 전형의 개발」 등 끊임없는 자기 변신을 꾀하며 난공불락의 탁구장성을 구축해 놓았다.
71년 나고야 세계선수권대회를 계기로 미-중국간의 핑퐁외교가 싹트면서부터 고도의 정치성을 띤 스포츠로 여겨지고도 있는 탁구는 줄곧 올림픽무대에는 발을 들여놓지 못하다가 이번 서울올림픽에서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세계선수권 등과는 달리 올림픽에서는 남녀단체전과 혼합복식은 제외되고 남녀 단·복식의 경기만 치러진다.
경기장소는 86아시안게임 때와 마찬가지로 서울대체육관.

<출전선수>
남자단식에 64명, 여자 단식에48명, 남자복식에 32개조, 여자복식에 16개조가 각각 출전한다.
남녀단식 출전선수들은 ITTF세계랭킹순위 (87년 6월 자) 와 각 대륙의 지역예선 전, 그리고 ITTF의 추천에 의한 와일드카드로 출전 권을 따냈다.
NOC당 최대 출전인원은 남녀 각3명씩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강자들이 득실거리고 있는 중국은 손해를 많이 봤다. 남녀복식의 경우는 NOC당 남자 2개조·여자1개조가 최대 출전인원.
복식에서는 한 명이 단식출전권을 갖고 있으면 파트너는 아무라도 상관없다.

<경기방식>
남녀 단식의 경우 8개조, 남자복식은 4개조, 여자복식은 2개조로 나뉘어 예선리그를 갖고 각 조 1, 2위(여자복식은 1∼4위)가 16강 (단식) 8강 (복식)의 결승 토너먼트에 올라 우승자를 가리게 된다.
예선 조 편성은 9월18일 오후3시 서울대교수회관에서 공개 리에 추첨으로 결정되는데 이때 ITTF가 올림픽을 위해 임시로 작성한 올림픽랭킹 표에 의해 강호들은 시드를 배정 받아 초반에 서로 격돌을 피하게 된다.
예선리그가 끝나는 날인 28일 밤 다시 결승토너먼트 대진표가 추첨에 의해 작성된다. 단식은 남녀 모두 5세트, 복식은 남녀 모두 3세트 경기로 치러진다.

<관전요령>
출전선수가 어떤 유형의 선수인가를 알고 봐야 깊은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우선 라켓을 쥐는 방법에 따라 펜홀더 그립 선수와 셰이크핸드그립 선수로 나뉜다. 마치 펜을 쥐듯 라켓을 잡고 한쪽 면만 사용하는 펜홀더 그립은 한국 등 아시아권 선수들에 많다.
속공과 섬세한 공격에 유리한 반면 공격 폭이 좁다는 약점이 있다. 악수를 하듯 라켓을 잡고 양면을 모두 사용하는 셰이크핸드 그립은 유럽 등 서양선수들이 거의 1백%라고 봐도 좋을 만큼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한다.
셰이크핸드그립은 드라이브선수들이 파워를 최대한 발휘하는데 유용하다.
또 공격형태에 따라 스피드를 위주로 하는 속공형 선수, 회전력으로 승부를 거는 드라이브형 선수, 방어를 주로 하다가 틈이 나면 역습을 하는 커트수비형 선수 등으로 분류된다.
어떤 형태가 더 유리하다고 말할 수는 없으며 누가 더 완벽하게 자기 스타일의 공격형태를 잘 소화해 내고있는가가 중요하다. 어느 형태이든 간에 경기를 자기 페이스로 끌고 가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위력적인 서비스를 구사하는 것이 필수적인 요건이다.

<전망>
남녀 단·복식 모두 중국이 강력한 우승후보. 남자부에서는 스웨덴 등 유럽세가, 여자 부에서는 한국이 중국과 맞서고 있다. 한국은 양영자-현정화의 복식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단식에서도 양과 현이 우승권을 넘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최근 승부조작 스캔들이 터져 나오는 등 큰 홍역을 치르면서도 백전노장 하지려와 대려려를 한국선수들에 약하다는 이유로 빼고 대신 한국선수들에게 아직껏 한번도 진척이 없는 초지민·진정·이혜분으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중국은 남자부라면 몰라도 여자 부에서는 단1개의 금메달도 놓치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김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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