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추적]가족보자 ‘혼비백산’ 아빠 친구 영상 공개…강진 여고생 실종 나흘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9일 오전 전남 강진군 도암면에서 경찰이 "아르바이트 하겠다"고 나선 뒤 실종된 여고생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전남지방경찰청]

19일 오전 전남 강진군 도암면에서 경찰이 "아르바이트 하겠다"고 나선 뒤 실종된 여고생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전남지방경찰청]

“아르바이트를 구하러 간다”며 집을 나선 여고생이 나흘째 실종된 가운데 숨진 ‘아빠 친구’가 황급히 달아나는 영상이 공개됐다. ‘아빠 친구’는 실종된 여고생의 아버지 친구이자 평소 잘 알고 지내던 50대 남성이다.

강진 A양 ‘아빠 친구’ 도주영상 공개 #A양 가족 찾아가자 뒷문으로 달아나 #경찰, “A양·B씨 동선 유사”…수사중 #A양, “알바간다” 나간뒤 나흘째 실종

전남 강진에서 발생한 여고생 실종사건을 조사 중인 전남지방경찰청은 19일 A양(16·고1)이 실종 당일 만나러 간 것으로 알려진 B씨(51)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지난 16일 A양의 아빠 친구인 B씨가 A양의 가족이 찾아오자 집에서 달아나는 모습 찍혀 있다.

B씨는 실종 당일 오후 11시8분쯤 강진군 자신의 집 뒷문을 열고 황급히 몸을 피했다. A양은 이날 오후 2시쯤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며 나간 뒤 가족과 연락이 두절됐다.A양 가족은 A양이 친구들에게 남긴 문자메시지 내용을 전해 듣고 B씨의 집을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당시 ‘아버지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준다고 해 만났다. 해남 방면으로 이동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전남 강진에서 여고생이 나흘째 행방불명돼 경찰이 수색 중이다. 사진은 실종 당일인 지난 16일 A양 가족이 집에 찾아가자 B씨가 뒷문으로 달아나는 모습이 포착된 CCTV 화면. [연합뉴스]

전남 강진에서 여고생이 나흘째 행방불명돼 경찰이 수색 중이다. 사진은 실종 당일인 지난 16일 A양 가족이 집에 찾아가자 B씨가 뒷문으로 달아나는 모습이 포착된 CCTV 화면. [연합뉴스]

B씨는 이날 A양 가족이 자신의 집을 찾아와 초인종을 누르자 인기척을 내지 않고 곧바로 뒷문으로 달아났다. B씨는 이튿날인 17일 오전 6시17분쯤 집 근처 철도 공사 현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가족들의 진술과 B씨가 타고 다닌 차량의 동선이 A양의 휴대전화 신호가 잡힌 동선과 겹치는 점 등을 토대로 수색을 벌여왔다. 경찰 조사 결과 A양의 휴대전화는 실종 당일 오후 4시30분쯤 집과 20여㎞ 떨어진 도암면 야산에서 마지막으로 신호가 잡힌 뒤 꺼졌다. 또 실종 당일 A양이 집을 나선 시간대에 A양 집 인근에서 B씨의 차량이 폐쇄회로TV(CCTV)에 찍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실종 당일 B씨가 자신의 차량을 세차한 점이나 차량 블랙박스가 꺼져 있던 점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해왔다. 조사 결과 B씨는 실종 당일 오후 5시50분쯤 자신의 집에서 차량을 세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19일 오후 강진군 도암면 한 마을에서 지난 16일 실종된 여고생을 찾고 있다. 도암면은 실종 여고생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혔던 곳이다. [뉴스1]

경찰이 19일 오후 강진군 도암면 한 마을에서 지난 16일 실종된 여고생을 찾고 있다. 도암면은 실종 여고생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혔던 곳이다. [뉴스1]

경찰은 B씨 휴대전화 분석과 차량 내 머리카락 등에 대한 정밀 감식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또 헬기·드론 등과 함께 경찰관과 주민 등 570여명을 동원해 A양을 찾고 있다.

강진=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