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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기장, 정치성 질문엔 대답 회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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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5일 도착한 올림픽 패밀리가운데 사람 못지 않게「귀빈」대접을 받은 것은 승마경기용 말.
오후 3시 루프트한자항공사 6190화물기 편으로 덴마크·서독 등 9개국 승마선수가 사용할말 30마리가 입국한데 이어 오후 5시쯤엔 소련의 마장마술용 4필과 비월용 5필 등 모두 39마리가 우리 나라에 왔다.
이들 말은 올림픽패밀리 전용전세기 착륙1호로 기록됐는데 검역소에서 발굽소독 및 위생검사를 받은 후 대한통운의 마필 운송전용 차량으로 과천 서울승마공원으로 옮겨져 정밀검진을 받을 예정.
한편 이날 공항에는 일부 공산권 말을 제외한 대부분의 마필 수송을 전담하고 있는 세계적인 마필 운송전문회사 서독 페덴사 사장「마이클·뷸렌」씨(50)가 나와 땀을 흘리며 현장지휘.「뷸렌」씨는 자신의 동생「지니」도 이번 대회에 출전하며 자신도 로마·동경올림픽에 참가했었다면서『0·5점 차이로 동메달을 놓쳤다』고 올림픽 출신임을 자랑.
○…5일 오후 5시5분 김포공항에 착륙한 소련비행기는 4일 밤9시50분(한국시간 5일 새벽 3시50분) 모스크바를 출발, 8시간을 비행해 낮12시(한국시간) 하바로프스크공항에 도착한 뒤 2시간 휴식을 취하고 오후 2시 하바로프스크를 출발, 3시간 5분만에 김포에 도착.
이 비행기의 항로는 이제껏 비행기가 운항한 적이 없었던 신 항로. 한국 측의 항공관계자들은 이 루트가 앞으로 한-소간 직접항로가 개설되면 사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
한편 올림픽기간 중 앞으로 소련전세기가 10여 편 더 들어올 전망인데 이들 비행기도 모두 같은 루트를 이용할 예정.
○…소련비행기가 도착하자마자 화물계류 장에 대기하고 있던 내외신보도진 1백여 명이 몰려 질문공세를 벌였으나「키차로프」기장 및 올림픽관계자들은 애써 질문을 회피하거나 이미 국내에 체류중인 소련정부측 관계자들을 통해 답변하는 등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
이들은 특히 영어를 알고있는 눈치인데도 모든 질문을 소련 측 관계자의 노어번역을 듣고 노어로 답변하고 소련 측 관계자가 다시 영어로 통역하는 방식을 취했는데『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은 소련국적 기를 몬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에는『이제처음 내렸을 뿐』이라는 등 대답을 회피하기도.
또 기장의 통역을 맡은 아에로플로트「오일리아」부사장은 기자들의 질문이 정치성을 다소라도 떤다고 판단되면 일체 묵살했는데 한국의 독자들을 위해 기장의 사인을 얻을 수 있겠느냐는 요청에 대해서는 흔쾌히 승낙.
그러나 같이 타고 온 항법사「발렌틴」은『날씨가 아름답고 한국에 오게돼 기쁘다』했고 비월용 말의 훈련사「바리스·나르첸코스」는『모든 것이 아름답기만 하다』고 비교적 자유롭게 대꾸해 대조적.
○…한국에 처음 도착한 소련전세기 아에로플로트 기는 안정감을 주는 기체모습처럼 착륙 또한 순조로와 관계자들은『김포공항에 처녀 입항하는 것에 어울리게 비행기도 새색시(?)같이 곱다』고 논평.
그러나 기내와 착륙용 바퀴 등을 둘러본 기술관계자들은 속은 겉보기와 다르게 어둠침침하고 낡았더라 면서 생각보다는 구형인 것 같다고 인상을 피력.
○…올림픽개막 11일을 앞둔 6일 핀란드 선수단 66명과 기자단 24명, 프랑스 선수단 94명이 입국하는 등 그 동안 80여 개 국 3천5백77명이 입국함으로써 전체 입국 예정자수의 13%에 육박.
지난달 17일 캐나다 기자단 11명이 서울올림픽대회 공식 참가자로서는 최초로 입국한 이래 5일엔「사마란치」IOC위원장 등 5백3명이, 6일엔 5백99명이 입국.
그러나 입국 자들이 예정보다 늦어지거나 한꺼번에 몰리는 현상이 반복돼 영접본부 측은 애를 먹는 눈치.
5일 오후 1시10분 대한항공011편으로 입국하려던 파키스탄 하키선수단 21명이 예정보다 5시간 늦자 영접요원을 확보치 못한 영접본부 측은 몹시 당황.
공항 측은 당초 각국선수단 입국스케줄을 짤 때 시간 당 2천명에 맞춰 입국시차를 조정했으나 이날 갑자기 변경돼 공항 혼잡은 물론 영접본부 측도 인원배정에 골머리.
영접본부 측은 이에 따라 군 요원 38명과 대한항공 직원 51명을 긴급 지원 받아 안내통역에 추가 배치했으나 한 관계자는『앞으로 대규모 전세기가 연 발착할 경우에는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
○…「사마란치」IOC위원장이 내한한 5일 김포공항 국제 신 청사 귀빈실에서는 취재기자들과 경호요원 사이에 서로 언성을 높이는 등 한때 소란.
발단은 경호요원 측이 기자회견장인 VIP룸에 KBS와 MBC-TV 카메라만 출입시키자 회견장에 들어가지 못한 외신기자들이 격렬히 항의하면서 비롯.
외신기자들은『올림픽이 한국만의 행사냐. 전세계 시청자들도 인터뷰를 시청할 권리가 있다』며 경호요원들의 소아병적(?)근무자세를 비판.
○…5일 오후 9시10분 NWA011편으로 입국한 중국 인민일보소속 왕대소 기자 등 중국 기자단 제2진 5명은 최근 소련이 대규모 관광객 겸 응원단을 파견하는 것과 관련, 중국도 이런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아직까지 응원단을 보낸다는 말은 들어본 적 없다』고 다소 시큰둥한 반응.
왕 기자는 그러나 본사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동안 시종 우호적인 자세를 보이며『기자끼리 서로 도우면서 이번 올림픽을 멋지게 보내자』고 악수를 청하기도.
○…올림픽을 11일 앞두고 공산권국적 자들의 입국이 날로 늘어 6일 오전 현재 법무부 김포출입국관리소가 파악하고 있는 김포 통과 지정 미 수교국 입국자는 모두 1백90명.
나라별로는 소련이 48명으로 가장 많고 체코가 45명, 중국 32명, 헝가리 23명의 순서이며 동독 14명, 폴란드 12명, 불가리아 9명, 루마니아 7명, 유고 1명이다.
법무부관계자는『그 동안 IMF·아시안게임 등 국제회의나 대회가 많이 열렸지만 이처럼 한꺼번에 공산권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우리 나라에 머물기는 처음인 것 같다』며 의미를 부여.
○…올림픽기간에 때맞추어 증차된 개인택시 1천8백대가 5일부터 김포공항에 배치돼 공항에서 택시를 기다리는 행렬이 다소 짧아질 전망.
이번에 배치된 개인택시는 중형차 크기로 매일 한번씩 의무적으로 공항을 출입하도록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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