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하버드대가 아시아계 학생에게 ‘갑질’하는 방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하버드대 전경(왼쪽)과 지난 달 스타벅스의 인종차별 행위에 항의하는 시위대 [구글, AP=연합뉴스]

하버드대 전경(왼쪽)과 지난 달 스타벅스의 인종차별 행위에 항의하는 시위대 [구글, AP=연합뉴스]

미국의 명문대 하버드 대학이 입학 사정 과정에서 아시아계 미국인 지원자의 개인 특성 평가 점수를 다른 인종보다 낮게 부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인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tudents for Fair Admissions)'은 하버드대가 민권법을 위반해 아시아계 미국인 지원자를 조직적으로 차별한다며 학교 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보스턴 연방 법원에 제출한 소송 자료에서 "지난 2000년부터 2015년까지 하버드대에 지원했던 16만 명에 대한 자료 분석한 결과 아시아계 미국인 지원자에 대해 긍정적 성향, 호감도, 용기, 호의 등 개인적 특성 점수를 지속해서 낮게 매겨 입학 기회를 줄였다"며 "하버드대의 아시아계 미국인 동문이나 재학생, 지원자의 의구심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SFA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하버드대 측은 아시아계 미국인 지원자들을 '스탠더드 스트롱(standard strong)', 즉 다른 인종 지원자들보다 '특별한 자질'이 부족하다고 평가하는 경향이 높았다.

이는 백인 지원자들과 비교하면 25%나 높은 비율이라고 SFA는 지적했다.

또 학업성적과 특별활동, 운동, 개인적 특성, 종합적인 평가 등 총 5개 항목별로 1등급에서 6등급까지 점수를 매기는 입학 사정 평가에서 백인 지원자들은 21.3%가 1~2등급을 받지만, 아시아계 미국인은 17.6%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2013년 하버드대학의 자체조사에서 학업성적만 고려하면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의 비율은 43%까지 올라야 하지만 실제로는 18% 안팎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SFA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하버드대 측은 "인종차별은 없다"며 SFA 측이 또 다른 중요한 자료를 빠뜨리고, 실상을 오도하는 자료를 사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버드대 측은 지난 10년간 아시아계 미국인 지원자의 입학비율이 29%나 증가했고, '통계적 자료' 분석은 교사나 지역사회 추천 관련 자료, 지원자의 에세이 등의 영향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