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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고 짠 음식 불에 탄 고기 위암 발생률 높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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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원자력병원이 분석한 한국인의 암 원인
전반적인 생활수준의 향상과 함께 건강, 특히 암을 유발하는 각종 환경요인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생활환경·체질 등이 다른 선진국의 연구결과를 원용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원자력병원은 최근 이 병원을 찾은 환자 304∼321명을 대상으로「한국인의 암 발생 위험요인」을 조사, 우리 실정에 맞는 지표를 개발해 한국역학회지에 발표했다.
위암은 환경요인, 특히 식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는 것으로 이에 따른 위암 발생의 위험도는 잘 알려진 대로 맵고 짠 음식, 불에 탄 육류, 생선 등에서 높다.
암 환자 군과 일반인 군을 비교 분석한 바에 따르면 생선을 많이 섭취한 사람들은 섭취 량이 적은 사람들에 비해 8·7배나 더 위암에 걸릴 위험도가 높다는 것.
이는 조리습관상 아직도 생선을 태워 강력한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을 많이 체내에 흡수하고 있는 때문이다.
또 된장의 섭취 량이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4·6배 더 위암에 잘 걸리며 이 밖의 상대적 위험도를 보면 고추3·0, 육류2·9, 소금2·5로 모두 위암발생에 강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알콜과 흡연은 위험도가 각각 1·2에 불과, 위암발생과는 별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시아·아프리카에 환자가 많은 간암의 환경적 요인 중 지금까지 역학적으로 증명된 가장 중요한 것은 B형 간염바이러스(HBV)와 아플라톡신.
간암 환자 군에서는 활동성 B형 간염의 감염을 나타내는 B형 간염표면항원과 항B형 간염핵심항원이 양성인 비율이 79·1%로 정상인군의 약2배에 달한다.
아플라톡신은 메주의 곰팡이에서 발견된 발암물질로 각종 식품 중에 아플라톡신이 함유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간암유발 요인 중 알콜은 음주량과 술 마시는 횟수에 따라 위험도가 크게 변한다.
매일 술을 마시지는 않지만 하루평균으로 치면 음주량이 2홉들이 반병 이하일 경우에는 간암발생 위험도가 1·2로 큰 영향을 끼치지 않으나 이를 초과하면 비음주자에 비해 2·5배 이상 더 간암에 이환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거의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위험도가 3·4로 크게 높아진다는 것.
흡연은 기간이 50년을 넘어서면 위험도가 2·3으로 올라간다.
전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폐암은 전체 사망자 원인의 30∼40%에 달하고 있으며 제1의 발생요인은 흡연(원인의 80%).
흡연의 위험도를 비 흡연과 비교할 때 상습흡연은 3·9배(현재 흡연자 4·6, 흡연 경험자1·8)이며 특히 흡연 경력이 20년 미만일 때는 2·3으로 비교적 낮으나 30∼39년 4·3, 40∼49년 6·4, 50년 이상이면7·4로 대폭 높아진다.
하루평균 흡연 량도 10개비 이하에선 1·3이나 11∼20개비(3·3), 21∼30개비(8·5), 31∼40개비(6·6), 2갑 이상은 무려 23·6배에 달하고 담배연기를 깊게 들이마실 경우엔 위험도가 9·9이며 줄담배도 7·1이다.
이밖에 간접흡연 2·1, 도시거주 경력 50년 이상 2·7로 나타났다.
한편 우리 나라 여자 암의 30∼50%를 차지하고있는 자궁경부암의 경우 임신경험 여성이 비 경험자보다 3·0배, 결혼생활 7년 이상일 경우 11·7배 더 자궁경부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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