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 및 원내대표는 15일 유승민 전 공동대표가 여전히 보수 가치를 강조하는 것에 대해 “누구한테나 다 소신과 철학이 있겠지만 당내의 다수 공감대가 만들어지면 그때는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접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바른미래당은 좌우 양극단을 배제한 중도개혁 실용정당을 표방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4일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한 유 전 공동대표는 올 초 자유한국당과의 합당 가능성에 대해 “저희가 진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옳은 길을 가다 보면, 자유한국당이 진짜 변하고 저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면 그러면 합칠 가능성이 있어지는 것”이라며 당장에는 합당을 고려하지 않는다면서도 다음 대선엔 필요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긴 바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은 한국당과의 합당 가능성에 대해선 “그런 정당이 소위 혁신한다는 것 자체를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당과는 어떤 연대나 통합도 없다”고 분명히 했다. 이어 “한국당은 보수를 표방할 자격도 없는 수구정당이다. 그런 정당이 혁신을 한다는 것 자체를 기대하지 않는다”며 “가치와 노선 말하지 않고 세를 확장하기 위한 인위적 정계개편에는 국민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평화당과의 합당 가능성에는 “인위적인 정계개편은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6ㆍ13 지방선거 참패와 관련 김 위원장은 “내부에서 공통으로 나오는 참패 원인은 결국 한국당과의 차별화에 실패했다는 것”이라며 “저희 당은 이번 선거에서 보수야당 프레임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 실현’과 ‘남북관계 평화’ 이 두 가지에 주력했는데, 한국당이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를 선거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국민이 분노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강대 강으로 대치 속에서 바른미래당이 존재감을 상실했다”고 풀이했다.
김 위원장은 “그 와중에 저희 당이 한국당과의 차별화에 실패하면서 보수야당 프레임에 뛰어 들어간 측면이 있다”며 “바른미래당은 처음부터 보수나 진보 어느 한쪽만을 대변하지 않았다. 스펙트럼이 넓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당내 정체성 차이로 향후 전당대회를 못 여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전당대회를 할 만큼 화학적인 융합이 가능하다. 모두 위기의식과 절박함을 갖고 이구동성으로 국민의당, 바른정당 출신 할 것 없이 당의 화합, 융합을 말했기 때문에 진통이 있을지 몰라도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