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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즈니키서 해설데뷔' 박지성, "한국, 사우디 반면교사 삼아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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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SBS 해설위원이 15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와 사우디의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에서 해설데뷔를 했다. 모스크바=박린 기자

박지성 SBS 해설위원이 15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와 사우디의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에서 해설데뷔를 했다. 모스크바=박린 기자

“경기장이 많이 바뀌어서, 예전과 달라져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2008년 챔스 결승 제외된 곳 #공교롭게 마이크 잡고 해설데뷔 #아시아 사우디, 러시아에 0-5 대패 #"사우디처럼 부담감 가지면 안돼" #

15일 아픔이 묻어있는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만난 박지성(37) SBS 해설위원의 재치있는 소감이다.

박지성 SBS 해설위원(오른쪽)과 배성재 캐스터(왼쪽). [배성재 인스타그램]

박지성 SBS 해설위원(오른쪽)과 배성재 캐스터(왼쪽). [배성재 인스타그램]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15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의 개막전을 현장중계했다.

박지성은 선수 시절 월드컵에서만 3골을 터트린 ‘한국축구 레전드’다. 2005년부터 7시즌간 잉글랜드 명문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다. 2014년 은퇴 후 행정가 길을 걷고 있는 박지성은 해설위원으로 변신해 이날 첫 마이크를 잡았다.

박지성과 맨유 시절 은사 퍼거슨 감독. 퍼거슨 감독은 2008년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박지성을 제외한걸 후회한다고 고백했다. [중앙포토]

박지성과 맨유 시절 은사 퍼거슨 감독. 퍼거슨 감독은 2008년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박지성을 제외한걸 후회한다고 고백했다. [중앙포토]

공교롭게도 루즈니키 스타디움은 아픈 기억이 서린 곳이다. 박지성은 2008년 5월 이 곳에서 열린 첼시(잉글랜드)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출전명단에서 제외됐다. 바르셀로나(스페인)와 4강에서 맹활약했던 그는 예상을 깨고 명단에서 제외돼 관중석에서 우승을 지켜봐야했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지난해에야 “2008년 결승에서 박지성을 제외한걸 지금도 후회한다”고 말하기도했다.

개막전 중계를 마치고 만난 박지성은 “경기장이 (10년 전과 달리) 많이 바뀌었네요”라고 웃은 뒤 “예전과 달라져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박지성은 이날 아시아 국가 사우디아라비아가 0-5 대패한 것을 두고 “사우디가 월드컵이란 부담감이 상당히 컸던 것 같고, 잦은 실수들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우리대표팀도) 오늘 경기를 토대로 반면교사 삼고, 어떻게 대비할지 고민해야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지성의 일문일답.

박지성 SBS해설위원과 이영표 KBS 해설위원이 15일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이 끝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모스크바=박린 기자

박지성 SBS해설위원과 이영표 KBS 해설위원이 15일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이 끝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모스크바=박린 기자

-첫 해설 소감은.
“잘했는지 모르겠네요. 연습한대로 했다면 좋았을거 같은데. 아쉬움이 남긴하지만, 그래도 첫해설 치고는 잘 지나갔다고 생각해요.”

-담백하게 경기전달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경험했고, 제가 어떻게 축구를 보는지에 대해 조금은 얘기해드리고 싶었는데 잘모르겠습니다. 잘됐는지 모르겠지만, 첫 경기가 지났으니, 경기를 치를수록 더 좋아질거라 생각해요.”

함께 중계한 배성재 캐스터는 박지성의 첫 중계에 대해 “선수 시절처럼 해설도 판단력이 빠르고, 이타적이고, 활동량이 대단합니다. 전술 이해도가 선수 때와 똑같아서 편안하게 했어요. 제가 묻어갔습니다”라고 평가했다.

-아쉬움이 서린 경기장인데요.
“경기장이 많이 바뀌어서(웃음). 예전과 달라져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요(웃음).”

한국축구대표팀 박지성이 2010년 남아공월드컵 그리스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 기성용 박주영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중앙포토]

한국축구대표팀 박지성이 2010년 남아공월드컵 그리스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 기성용 박주영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중앙포토]

-잉글랜드 저메인 제너스(잉글랜드) 등 세계적인 축구스타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던대요.
“특별한 이야기를 많이 안나눴구요. 인사하면서 잘지냈는지만 얘기했어요. 저도 해설 연습한 것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길게 얘기를 나누지 못했어요.”

14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 러시아-사우디 아라비아 경기. 후반전 러시아 아르템 주바가 헤딩으로 팀 세번째 골을 넣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 러시아-사우디 아라비아 경기. 후반전 러시아 아르템 주바가 헤딩으로 팀 세번째 골을 넣고 있다. [연합뉴스]

-개최국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를 5-0으로 대파했습니다.
“러시아가 잘한 부분이 있고, 전술적으로 잘 대비해서 나온건 분명한 사실인거 같아요. 하지만 사우디 선수들이 월드컵이란 부담감이 상당히 컸던거 같고, 자신감 갖지 못하게 한게, 잦은 실수들이 나왔던거 같습니다. 그 실수들을 러시아가 잘 공략했기 때문에, 큰 스코어가 난 것 같아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러시아에서 첫 훈련이 13일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선수들이 훈련을 관중석을 가득매운 팬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임현동 기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러시아에서 첫 훈련이 13일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선수들이 훈련을 관중석을 가득매운 팬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임현동 기자

-한국대표팀이 반면교사 삼을점이 있다면요.
“부담감인 것 같아요. 월드컵이란 무대에서 부담감을 얼마나 줄이느냐, 자신이 갖고 있는 기량들을 100% 보여줄수 있느냐 없으냐가, 가장 크게 좌지우지할거라 보여집니다. 아시아 국가가 첫 출발이 안좋았던 만큼, (한국대표팀은) 오늘 경기를 토대로 반면교사 삼고, 어떻게 대비할지 고민해야할 것 같아요.”

-스웨덴과 1차전까지 3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남은 3일이면, 이미 다 어느정도 준비가 됐을거라 보여지기 때문에, 연습하는 동안 개개인 스스로가 컨디션 조절을 잘할 필요가 있고, 경기장에 나가서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하고 고민해야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스크바(러시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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