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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 첫 야당 결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랑군·방콕AFP·로이터=합동】「우·누」전 수상을 비롯한 원로정치인 및 저명한 군 출신 21명이 29일 버마의 현행법을 무시하고「민주·평화연맹」이라는 최초의 야당을 결성,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할 것을 다짐했다.
랑군의 부두노동자들도 또한 이날 법을 어기고 노조결성을 발표했는데 버마에서는 집권 사회주의 계획 당 외의 모든 정당결성이 금지되고 있으며 노조결성도 제한되고 있다.
「민주·평화연맹」은 이날모임을 가진 후 발표한 성명에서 26년간에 걸친 1당 독재를 물리치기 위해 싸우고 있는 시외군중들을 지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민주·평화연맹」은 지난62년「네윈」장군의 쿠데타로 실각한 「우·누」전 수상을 중심으로 결성됐지만 독실한 불교신자인「우·누」씨가 불타에 정치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는 이유로 고문 직 만을 맡기로 하고 위원장에는「윈·마웅」전 대통령이 추대됐다.
정통한 소식통들은 이 단체가 곧「마웅·마웅」대통령에 대체할 과도정부수립과 즉각적인 총선 실시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할 것이며 위기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외교관들은 올해 81세인「우·누」씨가「네윈」시대로부터 새로운 민주주의시대로 이행하는 과도기를 수습할 인물일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번에 결성된「민주·평화연맹」에는 최근 미얀마 반정부세력의 지도자로 부상하고 있는 반체제인사「아웅·지」씨와 미얀마 독립운동지도자「아융·산」장군의 딸「아웅·산·수·키」여사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계속돼 온 반정부시위로 국가의 상당부분이 무정부상태에 빠진 가운데 수만 명의 미얀마 군중들이 29일에도 거리로 나와 민주주의를 외치며 시위를 계속했으며 일부 시위대들이 경찰관서를 포위하거나 재소자들이 탈옥을 시도하던 중 경찰과 충돌, 12명이 숨졌다고 국영라디오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이날 랑군 거리에는 학생을 비롯, 의사·변호사·각 계층의 노동자들이 시위에 가담, 민주주의와 다당제의 실시·현정부 사퇴·과도정부 수립 등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또한 미얀마 외무성직원들도 1당 독재종식을 촉구하며 반정부시위에 가담했다.
버마 소식통들은 일부지방에서는 시민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조직되었으며 상인들이 자금을 지원해 주는 이 위원회는 의료 팀으로부터 경찰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을 망라하고 있다고 전했다.
버마 당국은 지난 주말 폭동사태가 발생한 랑군 교외의 인세인 형무소에서 28일 수감자 4천8백6명을 석방했다고 버마 국영 라디오방송이 29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번 폭동으로 수감자중 57명이 사망하고 1백6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는데 정통한 소식통들은 폭동당시 형무소에 있던 수감자 약1만 명 가운데 1천5백 명 이상이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동경=연합】버마 랑군 아웅산 묘소 폭탄테러범으로 체포돼 사형언도를 받고 복역 중이던 북한의 강민철이 최근 일어난 인세인 교도소 폭동사건의 혼란을 틈타 탈옥했거나 버마 당국에 의해 석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30일 아사히신문이 방콕발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버마 소식통을 인용, 이같이 전하고 더 이상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인세인 교도소는 지난 26일 폭동으로 감방이 모두 불타 버마 정부는 28일까지 약 5천명의 재소자를 석방했는데 이중에는 약4백 명의 태국 어민과 15명의 베트남난민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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