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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엉덩이 찍었다" 영·독 언론 신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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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선정적이기로 유명한 영국의 타블로이드판 신문 '더 선(The Sun)'이 17일자에 앙겔라 메르켈(사진) 독일 총리가 엉덩이를 훤히 드러내놓고 있는 사진을 실었다. 한 파파라치가 이탈리아의 휴양지에서 수영복을 갈아입는 메르켈의 모습을 포착한 것이다. 이를 놓고 영국과 독일 언론이 연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더 선은 이날 '나는 범데스탁의 거물(I'm big in the Bumdestag)'이란 제목과 함께 메르켈의 사진을 실었다. '범데스탁'은 독일 하원을 뜻하는 '분데스탁(Bundestag)'의 철자 앞 부분을 엉덩이란 뜻의 속어인 '범(bum)'으로 바꿔 만든 비속어다.

하지만 독일 언론은 발끈했다. 대중지인 빌트(Bild)는 18일 "영국이 독일 총리를 조롱했다"는 제목을 달고 더 선을 공격했다. 이 신문의 칼럼니스트 프란츠 요제프 바그너는 더 선에 "가장 썩은 신문이 우리 총리가 옷 갈아입는 사진을 실었다"고 직격탄을 날린 뒤 "영국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언어'가 축구인 만큼 이번 월드컵에서 영국을 완전히 쓸어버리겠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일간 베를리너 차이퉁도 "영국 독자들에게는 총리에게도 엉덩이가 있다는 것이 새로운 정보인 모양"이라고 빈정댔다.

독일 언론의 반응이 격해지자 영국 언론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BBC 인터넷판은 19일 빌트를 '독일판' 더 선이라고 비난하며 "정부보다 언론이 더 사납게 반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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