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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와 주목받던 루키, LPGA 50개 대회 만에 활짝 웃은 애니 박

중앙일보

입력

11일 LPGA 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애니 박. [AFP=연합뉴스]

11일 LPGA 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애니 박. [AFP=연합뉴스]

 재미교포 애니 박(23)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인 첫 우승을 차지했다.

애니 박은 11일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스탁턴 시뷰 호텔 앤드 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숍라이트 클래식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6개로 8언더파 63타를 기록했다. 합계 16언더파를 기록한 애니 박은 2위 요코미네 사쿠라(일본·15언더파)를 1타 차로 제치고 LPGA 투어에서 첫 승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은 26만2500달러(약 2억8000만원).

1995년 미국 뉴욕주에서 태어난 애니 박은 USC(서던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2013년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여자 개인전에서 우승하는 등 기대주로 떴던 선수다. 2015년 프로로 전향해 그해 LPGA 2부 투어 시메트라 투어에서 3승을 기록하고 상금랭킹 1위에 올랐던 그는 이듬해 LPGA 투어로 올라서 기대를 모았다. 당시 LPGA 투어에 진출한 전인지(24)와도 '주목해야 할 루키'로 함께 주목받던 그였다.

그러나 실제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6시즌엔 톱10에 두 차례만 올랐고, 지난해엔 허리 부상 여파로 상금 127위까지 추락해 시드를 잃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올 시즌 앞서 치른 4차례 대회에서도 한번도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1일 LPGA 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샷을 하는 애니 박. [AP=연합뉴스]

11일 LPGA 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샷을 하는 애니 박. [AP=연합뉴스]

그러나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애니 박은 펄펄 날았다. 롱 퍼터를 쓰는 그는 이날 결정적인 순간마다 긴 거리의 퍼트가 쏙쏙 들어가면서 재미를 톡톡히 봤다. 최종 라운드에서 3~5번, 3개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고, 파5 9번 홀에서 10m 거리의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단숨에 선두권으로 나섰다. 후반에도 버디 3개를 추가한 애니 박은 이날 하루에만 10타를 줄인 요노미네 사쿠라의 추격을 따돌렸다. 아마추어 시절이던 2012년 US여자오픈에 출전한 뒤, LPGA 투어 50개 대회 만에 오른 정상이었다. 우승이 확정된 뒤 애니 박은 감격에 겨운 듯 눈물을 흘렸다.

이번 애니 박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를 비롯한 한국계 선수의 LPGA 투어 통산 200승 기록도 달성됐다. 고(故) 구옥희 한국여자프로골프 협회장이 1988년 3월 스탠더드레지스터 클래식에서 첫 승을 따낸 뒤, 한국 국적의 선수들이 167승, 리디아 고(뉴질랜드), 미셸 위(미국) 등 동포 선수들이 33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2라운드까지 선두였던 김세영(25)은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타를 줄이는데 만족하면서 합계 13언더파로 4위에 올랐다. 전인지(24)는 10언더파 공동 10위를 차지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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