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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상승 땐 국내 기름값 올리다가, 하락 땐 왜 안 내리나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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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7호 14면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 변동 추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는 늘 불만이다. 국제 유가가 내릴 땐 그만큼 내리지 않다가 요즘처럼 유가가 뛸 땐 제품 가격도 빠르게 오르기 때문이다. 반면 정유업계는 이런 비난에 억울해 한다.

휘발유·경유 등 국내 석유제품 값 #싱가포르 석유현물시장 가격 기준 #“원유 생산 원가에 운송비 등 포함 #소비자가 생각하는 것과 다소 달라”

이런 차이가 왜 생길까. 이는 유가를 바라보는 ‘기준 차’에서 발생한다. 소비자는 흔히 두바이유 등 원유가의 변동 추이를 기준으로 생각한다. 한 예로 지난 1월 2일 배럴당 64.37달러였던 두바이 원유가가 이달 1일에는 배럴당 75.11달러가 됐으니 그 변동폭(배럴당 10.74달러·17%) 만큼만 휘발유값이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의 석유제품 가격은 원유가가 아니라 유류 도매시장인 싱가포르 석유현물시장의 거래가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제품가는 재료비인 원유가에 생산 원가와 운송비 등 고정비를 포함한 것이라 소비자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소 다르다”고 설명했다.

동아시아 역내의 석유제품 수급 상황도 제품가에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나들이가 많은 하절기엔 휘발유값이 원유값보다 더 많이 오른다. 여기에 정액세와 정률세가 합쳐져 있는 우리나라 유류세 세수 체계도 공급자와 소비자 간 인식 차이를 크게 하고 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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