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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아웅·지」등 1,694명 석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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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랑군·방콕AP·AFP·로이터=연합】4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랑군 시위군중들이 25일 정부로부터 정치적 양보를 쟁취한 것을 축하하면서 집권 사회주의계획 당의 즉각적인 해체와 민주주의의 즉각 실시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미얀마 정부는 대표적 반체제인사「아웅·지」전 육군준장과「세인·윈」랑군 주재 AP통신특파원을 포함한 11명의 반체제 인사와 최근의 시위당시 체포된 기타 1천6백83명을 석방했다.
미얀마 시위주도세력은 또한 현정부의 퇴진을 강요하기 위해 26일 버마에서 가장 성스러운 곳으로 여겨지고 있는 셰다곤 사원 근처에서 적어도 1백만 명이 참가하는 또한 차례의 대 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며 이 자리에서 미얀마 독립지도자「아웅·산」장군의 딸「아웅·산·수·키」여사(40)가 연설 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세인·르윈」전 대통령정권에 의해 투옥됐던「아웅·지」씨 등 반체제 인사들은 이날 석방 된지 수 시간만에 시의군중들 앞에 나와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임시 정부수립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아웅·지」씨는『나는 무정부상태와 유혈사태를 피하기 위해 임시정부의 즉각 수립을 「마웅·마웅」대통령에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아웅·지」는 지난62년 집권한「네윈」과 절친한 사이였으나 63년 서로 결별했으며 지난해 정치 및 경제개혁과 인권탄압중지 등을 요구하는 5통 이상의 공개 서한을「네윈」에게 발송했는데 그는 사회주의 계획 당이 붕괴될 경우 버마를 이끌어 갈 가장 유력한 지도자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한편 미얀마 소식통들은 해외에 살고 있는 버마 저명인사 수명이 반정부 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귀국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대비속 자제 호소>
25일 석방된 반정부 지도자「아웅·지」장군은 석방 수 시간후 대규모 군중 집회에 참석, 15분간 연설했다.
그는 그의 자택부근 광장에서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속에 약 30만 관중이 모인 이날 집회에서「마웅·마웅」대통령의 국민투표계획에 대해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당 대회 또는 의회를 소집해 국민투표안을 의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
「아웅·지」는 현재 버마 국민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반 군부감정에 대해『국민들은 반 군적·입장을 취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버마 군은 버마의 필수적 부분이기 때문이다. 어떠한 나라도 군 없이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서『국민들은 최근 사태에서 군인들이 저지른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해야 하며 앞으로 그들과의 굳건한 유대관계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민주주의를 달성하기 위해 법과 질서는 필수적이며, 폭력을 사용한 과격행동은 다시 군인들을 부르는 것이므로 폭력행위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국민에게 호소했다.

<랑군 관청 텅빈 상태>
시위가 계속되는 랑군 거리에는 군인과 경찰들의 모습이 사라지고 자원봉사자들이 교통정리에 나섰다.
랑군 거리는 각종 구호를 담은 깃발을 .단 오토바이 1백여 대가 거리를 질주, 교통이 혼잡하기도 했다.
지난25일 랑군 시내의 주요 관공서는 업무를 계속했으나 고급 관리들만 자리에 앉아 있고 하급관리들도 몇 명만 남아 일하고 있었다.
랑군의 지방관청들은 시위 군중들의 습격을 받아 이미 텅 빈 상태였다.

<「르윈 람보」포스터도>
한 포스터는 사임한「르윈」을「람보」로 묘사했다. 이 포스터는「르윈」이 시위군중에 발포명령을 내린 장본인임을 표시하듯 목에서부터 탄약 대를 내리 걸고 M-16소총을 들고 있는 만화 속에『「르윈」은「람보」』라고 써 놓았다.
다른 포스터는 은퇴한 군사 독재자「네윈」이「마웅·마웅」을 밑에 깔고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을 그려 놓고 한목에 데리고 있는「르윈」에게는『주구』라는 딱지가 붙어 있었다.

<6개 국영신문 휴간>
버마의 6개 주요국영신문들은 앞으로 집권 사회주의 계획 당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25일자 신문 발행을 중단했다.
현지 신문관계자들과 외교관들은 버마 정부가 반정부시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일부·신문사직원들을 인사조치한 24일 밤부터 신문사들이 파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신문을 발행하지 못한 바오타웅 지는 외교관들에게 발표한 성명에서『앞으로 진실한 기사만을 싣고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국민의 신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윈 떠나야만 승리>
한 외교관은『「마웅·마웅」대통령도, 미얀마 집권당도 별 볼일 없다. 현재 힘을 쓸 수 있는 측은 시위대와 군부뿐』이라고 논평했다.
그는 시위군중들의 승리는「네윈」이 버마를 떠나기까지는 완전한 것이 아니라면서 아직도 「네윈」이 군부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위군중들이 버마 정부를 올가미에 걸어 목숨을 죄고 있다고 말하고 버마 정부가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면 군부개입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외신종합=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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