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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프랑세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지난 17일부터 막을 올린 서울올림픽 문화예술축전에는 연일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
따지고 보면 그리스의 고대올림픽도 단순한 스포츠만의 행사는 아니었다.
당시 그리스인들은 운동경기와 더불어 시를 낭송했으며 연극을 공연했고, 조각을 빚어 감상하면서 그들의 신을 찬양하고 인생을 노래했다.
과거 어느 올림픽보다도 문화올림픽을 표방한 이번 서울올림픽의 문화예술축전은 그런 점에서 벌써부터 잔치분위기에 무르익고 있다.
특히 젊음과 낭만의 광장인 서울 동숭동 대학로 일대는 서울국제연극제, 무용 제를 비롯하여 각종 민속 제 등 거리축제가 연일 판을 벌이고 있어 어느 곳보다 화려하고 다양하다.
동과 서가 만나는 이번 문화예술축전 가운데서 가장 먼저 테이프를 끊은 지구촌의 축제는 서울국제연극제.
이미 공연을 끝낸 브라질의 마쿠나이마 극단과 동구권 체코의 스보시 극단, 폴란드의 가르지니차 극단들에 보낸 국내 연극 팬들의 박수갈채가 아직도 여운으로 남아 있을 만큼 대성황을 이루었다..
이 연극제는 세계고전극의 정상인 프랑스의 코미디 프랑세즈, 일본의 가부키, 그리스의 국립극장도 참가하며, 국내에서는 13개 극단이 참여하는 문화예술축전의 최대 이벤트다.
그 중에서도 특히 3백30년의 전통을 지닌 코미디 프랑세즈의 초청공연(9월1, 2일 세종문화회관)은 우리 연극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 것이 틀림없다.
코미디 프랑세즈라면 프랑스 고전희극의 창시자「몰리에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프랑스 인들은「몰리에르」를 영국의「셰익스피어」와 바꾸지 않을 만큼 사랑한다.
그는『서민귀족』『아내의 학교』『수전노』등 수많은 작품을 쓴 극작가이지만, 51세의 나이에 무대에서 생애를 마친 명배우이기도 했다. 그「몰리에르」가 코미디 프랑세즈의 초대 극장 장이었다.
「몰리에르」의 희극은 우선 재미가 있다. 그러면서도 현실을 꼬집는 풍자가 날카롭기 그지없다.
이번에 한글자막을 넣어 공연, 될 그의 작품『서민귀족』은 오늘의 우리 세태를 풍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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