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누드모델 몰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사과하며 한 변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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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누드모델의 나체 사진 '몰래카메라(몰카)' 사건 파문에 이어 전남대에서도 모델이 몰카와 성추행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30일 오후 페이스북 페이지 '전남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대자보.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여성 누드모델이 대학원 수업시간에 몰래카메라(몰카)와 추행을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된 여성 대학원생이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대학교 예술대학은 2일 설명 자료를 내고 “피해자 A씨가 가해자인 여성 대학원생 B씨로부터 대면 사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전남대 교내에 ‘저는 누드모델입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내걸고 예술대 누드모델로 일하던 중 여성 대학원생 B씨가 자신의 모습을 몰래 촬영하고 몸을 만졌다고 주장했다. A씨는 “B씨에게 ‘영상을 지워달라’고 요청했지만, B씨가 도리어 화를 냈고 이후에는 수업 시간에 다가와 몸을 만지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이 과정에서 수업담당 교수와 학교 측이 제대로 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대자보 내용이 세상에 알려진 뒤 B씨는 A씨에게 “나이 먹고 그림에 욕심을 부리다 피해자께 큰 실수를 범해 송구하다”며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는 대학 내에 내건 대자보를 지난 1일 거둬갔다고 한다.

대학 측에 따르면 A씨는 “수업담당 교수가 가해자에게 수차례 주의를 줬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더는 교수에 대해 비난은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대학교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진상조사에 응할 준비가 되면 정식 면담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가해 대학원생에 대해서는 단과대학 교수회 소집 요청 등 징계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다. 전남대 관계자는 “예술대의 모델 수업관리체계를 전면 진단해 재발 방지 대책도 수립하겠다. 대학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 교육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