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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윙백의 부작용...신태용호 휑한 뒷공간 어쩌나

중앙일보

입력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보스니아전에서 1-3으로 패한 뒤 아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나오고 있다. [뉴스1]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보스니아전에서 1-3으로 패한 뒤 아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나오고 있다. [뉴스1]

축구대표팀이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국내에서 치른 마지막 평가전에서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한국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A매치 평가전에서 상대 공격수 에딘 비슈차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1-3으로 완패했다. 전반 30분 빠른 역습에 이은 이재성(전북)의 슈팅으로 영패를 면한 게 유일한 위안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중원을 보강하기위한 의도로 3-5-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중앙미드필더 기성용(스완지시티)을 중앙수비수로 기용했고, 정우영(빗셀 고베)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에게 중원을 맡겼다. 최전방에는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 투톱을 가동했다. 최전방부터 수비지역까지 중원을 두텁게 채워 상대와 기싸움을 벌인다는 의도였다.

보스니아전에서 기성용이 중앙수비수로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측면 수비가 허물어지며 3실점했다. [뉴스1]

보스니아전에서 기성용이 중앙수비수로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측면 수비가 허물어지며 3실점했다. [뉴스1]

중심부를 두텁게 가져가는 대신 측면의 무게감을 줄인 게 신태용호에게 비수가 돼 돌아왔다. 축구대표팀은 김민우(상주)-이용(전북) 콤비를 좌우 윙백으로 기용했다. 스리백 기반 전술에서 윙백은 공격과 수비에 모두 적극적으로 가담해야하는 포지션이다. 강한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다.

두 선수는 찬스가 생기면 과감하게 공격에 가담하며 상대 측면을 허물었다. 전반 내내 이용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이 이어지며 공격진도 활기를 띄었다. 하지만 윙백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우리 수비진 뒷공간에 구멍이 발생했다. 보스니아는 신태용호 윙백들이 전진하며 발생한 빈 공간을 놓치지 않고 공략했다. 보스니아가 기록한 세 골 모두 똑같은 득점 공식을 따랐다. 왼쪽 측면에서 대각선 방면으로 길게 올려준 볼을 반대편에 자리잡은 비슈차가 받아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이재성(오른쪽 두 번째)이 전반 30분 만회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뉴스1]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이재성(오른쪽 두 번째)이 전반 30분 만회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뉴스1]

보스니아전 스리백은 러시아 월드컵 본선 첫 경기 상대인 스웨덴을 대비해 가동한 포메이션이다. 스웨덴의 공격을 저지한 뒤 빠른 역습으로 상대의 골문을 공략한다는 게 신 감독의 구상이고, 윙백들의 활발한 공격 가담은 이를 위한 전제조건이다.

하지만 윙백의 공격 가담에 따른 빈 자리를 나머지 수비수들이 적절히 커버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실점 위기가 더 커졌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스웨덴전에 스리백을 가동하려는 신 감독의 의도 자체는 이해하지만, 3-5-2(또는 3-4-1-2) 포메이션은 윙백이 측면 수비를 전담해야한다는 약점을 지닌 포메이션”이라면서 “스리백을 가동하더라도 측면을 두 줄 수비로 커버할 수 있는 3-4-3으로의 전환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전주=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보스니아전 도중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보스니아전 도중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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