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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 빼고 다 했다...‘센추리 클럽’ 기성용의 헌신

중앙일보

입력

축구대표팀 주장 겸 미드필더 기성용. 중앙포토

축구대표팀 주장 겸 미드필더 기성용. 중앙포토

축구대표팀의 전술 키(Key) 기성용(스완지시티)이 A매치 개인 통산 100경기 출전과 함께 국제축구연맹(FIFA) 센츄리 클럽 멤버가 됐다.

기성용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려 A매치 통산 100경기를 확정지었다. 지난 2008년 9월 요르단과 A매치 평가전에 19살의 나이로 데뷔한 이후 10년 만에 영광스런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축구역사를 통틀어 A매치 100경기 이상을 치른 선수는 기성용을 포함해 14명에 불과하다.

나이를 기준으로 재정렬하면 기성용은 역대 세 번째로 어린 나이에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보스니아전이 열린 6월1일 기성용의 나이는 29세 128일이다. 기성용보다 빨리 센츄리클럽 멤버가 된 한국 선수는 차범근(24세), 김호곤(26세) 뿐이다.

기성용은 신태용 감독이 보스니아전을 겨냥해 꺼내든 파격 전술의 중심에 섰다. 신 감독은 기성용을 스리백의 한가운데 세우는 변칙 3-5-2 카드를 꺼내들었다. 수비시에는 한발 물러나 상대 장신 공격수를 커버하고, 공격 찬스를 잡으면 한 발 앞으로 자리를 옮겨 정확한 패스로 찬스를 만들어주는 역할이다. 기성용을 수비라인 한 가운데 세운 건 2선에 포진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정우영(빗셀 고베)과 함께 미드필드 지역과 수비지역 한가운데를 장악한다는 신 감독의 의도가 반영된 결정이다.

기성용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이어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주장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중앙포토

기성용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이어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주장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중앙포토

100경기를 치르는 동안 기성용의 역할은 대표팀 사정에 따라 수시로 변했다. 주 포지션은 중앙 수비형미드필더지만, 때로는 한 발 앞에 포진해 공격형 미드필더로, 측면으로 자리를 옮겨 날개 미드필더로 나섰다.  스리백의 스위퍼로 나서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9월 우루과이와 A매치 평가전(0-1)에서 3-3-1-3 포메이션의 중앙수비수 역할을 맡았다.

상대 간판 공격수 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를 맨마킹하면서 역습 찬스를 잡았을 땐 빠르고 정확하게 볼을 뿌려 전방에 자리잡은 동료들에게 찬스를 제공했다. 당시 후반 들어 중앙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기 기성용은 경기 막판에는 최전방 공격수로 보직을 바꿔 골키퍼를 제외한 1-2-3선을 모두 경험했다.

기성용은 지난 2008년 A매치 데뷔 이후 10년 만에 통산 100경기를 소화해 한국 축구선수 중 통산 14번째로 센츄리 클럽 멤버가 됐다. [대한축구협회]

기성용은 지난 2008년 A매치 데뷔 이후 10년 만에 통산 100경기를 소화해 한국 축구선수 중 통산 14번째로 센츄리 클럽 멤버가 됐다. [대한축구협회]

기성용은 “(센츄리 클럽 가입은) 대표팀 생활을 하며 쌓은 여러가지 커리어 중 가장 의미 있는 기록”이라면서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 만든 발자취가 아니다. 많은 선후배들이 앞에서 뒤에서 잘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겸손해했다.

의미 있는 개인 기록을 작성한 기성용의 시선은 현역 생활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인 러시아를 향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세 번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그는 “월드컵은 정말 어려운 무대다. 100%로 준비해도 잘못된 결과가 나올 수 있고, 준비가 부족해도 좋은 성적이 나올 수도 있다”면서 “객관적으로 한국이 가장 약팀일 수 있지만, 축구는 약팀이 강팀을 잡을 수 있는 스포츠다. 우리 팀에는 사고를 칠 선수들이 많이 있다. 주장으로서 두 세 명의 몫을 하겠다”며 의욕을 다졌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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