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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는 끝났다 우리만 믿어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LA의 기백과 기쁨을 서울에서 재현하자. 금메달, 우리를 믿어도 좋다.』
30도를 웃도는 폭염에 아랑곳없이 과녁을 향한 양궁 선수들의 매서운 눈초리 속에서, 땀으로 온몸이 흥건히 젖은 레슬링·유도·복싱 선수들의 굳게 다문 입술에서 세계 정상 달성을 향한 강한 집념과 의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한국 스포츠의 요람인 태릉 훈련원, 그리고 제주도·설악산 등지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은 한결같이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는 결과만 기다릴 뿐』이라고 말한다.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인 6백43명의 선수단을 출전시키는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최소한 금메달 6개를 획득, 종합 10위안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
지난 86년11월부터 시작된 7백일의 강훈 일정에 따라 최종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선수들의 마음가짐에서도 자신감을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체육계가 서울 올림픽에서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손꼽고 있는 종목은 여자 양궁을 비롯, 레슬링·유도·복싱·탁구 등에서 6개.
4년 전 LA올림픽에서 서향순이 금메달을 따내면서 양궁 강국에 성큼 뛰어든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여자부에서 2개 금메달을 모두 차지하겠다는 야심에 가득 차 있다.
김수녕 (청주여고) 왕희경 (진해여고) 윤영숙 (인일 여고) 등 여고생 트리오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은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소련과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예상되지만 홈그라운드의 이점과 3명이 모두 싱글 라운드에서 1천3백40점대를 상회, 전력이 고르다는 점에서 우세가 뚜렷하다.
이들 선수들은 지난해 호주 세계 선수권 대회 등에서 소련을 연파, 자신감에 차 있으며 개인전 금메달을 향한 선의의 경쟁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복싱의 「차돌멩이」 김광선 (24·상무)과 유도의 「악바리」 김재엽 (23·쌍용)도 이번 서울 올림픽을 빛낼 유망주.
LA올림픽 라이트 플라이급에 출전했던 김광선은 올해로 국가 대표 6년을 맞는 베테랑으로 지난해 유고 월드컵 대회에서 우승, 확고한 금메달 후보로 위치를 굳혔다. 김은 LA대회 1회전 탈락의 불명예를 씻고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 은퇴하겠다는 굳은 각오 때문인지 매스컴과의 일체의 인터뷰도 거절하고 오직 훈련에만 전념하고 있다.
86년 아시안게임과 87년 세계 선수권 대회 60㎏급 우승으로 한국 유도의 간판 스타로 떠오른 김재엽은 서울 올림픽마저 제패, 국내 유도사에 한 획을 그을 야심을 갖고 있다.
LA대회 결승에서 일본의 「호소카와」에게 어이없이 참패한 김은 비록 지난해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호소카와」에게 34초만에 한판승으로 설욕했으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 진정한 챔피언의 위치를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LA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획득한 레슬링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2개의 금메달을 노리고있다.
이중 가장 유력한 후보가 자유형 48㎏급의 이상호 (25·상무).
손갑도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이는 지난해 프랑스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당시 이에게 역전승을 거둔 북한의 이재식이 이번 올림픽에 불참하게됨으로써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른 것이다.
한편 구기 종목으로서는 유일하게 탁구 여자 복식에서 양영자 (24·제일모직) 현정화(19·한국화장품) 콤비가 만리장성 같은 중국세에 도전장을 내놓고 있다.
87년 뉴델리 세계 선수권 대회와 지난 5월 일본 아시아 선수권 대회 복식에서 우승, 세계 최강의 「환상의 콤비」로 불리는 양-현 조는 최근 명상 훈련을 통한 정신 집중으로 최상의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임병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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