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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 의료수가 협상 반발 … 건정심 탈퇴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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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대한의사협회가 건강보험 정책을 결정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탈퇴를 선언했다. 정부가 내년도 수가 협상에 무성의한 태도를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내용을 발표했다.

최대집 “정부 수가 인상률 말도 안돼” #내달 ‘문케어 저지’ 온라인 비상총회

최 회장은 “2019년도 의료수가 협상에서 건보공단 측이 도저히 말도 안되는 인상률을 제시했다. 의료계를 기만하는 협상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의협은 지난 2012년 포괄수가제 도입에 반발해 건정심에서 탈퇴한 적이 있다. 건정심은 위원장 외 가입자·공급자·공익 대표가 8명씩 참여해 건보 기준과 비용, 보험료율 등을 결정한다.

최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약속, 건보공단 이사장의 언급 등을 고려하면 이번 수가 협상은 정상수가 보장을 위한 첫 단계로서 지금껏 관례와는 완전히 달라야 한다”며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초저수가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제안을 해야 했으며, 수년 내 수가 정상화의 단계적 계획을 밝혔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가정상화에 대한 아무런 실효적 제안도 없이 예년과 같은 방식의 구태의연한 수가 제시에 의협은 매우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의협은 다음달 중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 케어’ 저지를 위한 투쟁의 수위를 결정하기 위해 온라인 전국의사 비상총회를 소집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정성균 의협 대변인은 “우리는 7.5% 수가 인상을 요구했지만 건보공단에선 지난해 인상률(3.1%) 보다 낮은 수치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건보공단에서 수가 인상률을 최종적으로 제시받을 예정인데 그대로라면 사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경실 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정부나 건보공단은 아직 수가 인상률을 공식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예년 인상률과 비교했을 때 7.5% 인상이라는 건 터무니없이 높다. 의협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판을 깨기 위해 높은 인상률을 제시하고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31일 협상에서 타협하지 않으면 건정심에서 수가를 결정하는데, 의협이 탈퇴를 선언했기 때문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스더·정종훈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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