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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되는 수가 인상률 제시했다" 의협, '건정심' 탈퇴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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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문재인 케어에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 주최 '전국의사총궐기대회'가 20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 최대집 회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문재인 케어에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 주최 '전국의사총궐기대회'가 20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 최대집 회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건강보험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탈퇴를 선언했다. 정부가 내년도 수가 협상에 무성의한 태도를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30일 서울 용산 의협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내용을 발표했다.

최 회장은 “2019년 의료수가 협상에서 건보공단 측은 도저히 말도 안되는 인상률을 제시했다. 의료계를 기만하는 수가 협상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음을 밝힌다”면서 “수가 정상화에 대한 아무런 실효적 제안도 없이 예년과 같은 방식의 구태의연한 수가 제시에 매우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지난 2012년 5월에도 포괄수가제 도입에 반발해 건정심 회의 도중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의협의 건정심 탈퇴는 6년 만이다. 건정심은 위원장 외 가입자대표ㆍ공급자대표ㆍ공익대표가 각 8명씩 참여해 요양급여의 기준과 비용ㆍ건강보험료율 등을 결정짓는 의결기구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오른쪽 다섯째) 등 의사 5만여 명(주최 측 추계, 경찰 1만 명)이 20일 ’문재인 케어 반대“를 외치며 제2차 의사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비급여의 완전 급여화는 불가능하고 진료 선택권이 제한돼 환자가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오른쪽 다섯째) 등 의사 5만여 명(주최 측 추계, 경찰 1만 명)이 20일 ’문재인 케어 반대“를 외치며 제2차 의사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비급여의 완전 급여화는 불가능하고 진료 선택권이 제한돼 환자가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년 5월 의협을 비롯한 의료인 단체는 건보공단과 그 해의 의료수가 인상률 협상을 벌인다. 협상에서 결정된 인상률에 따라 이듬해의 진료 수가 등이 결정된다. 지난해 협상에서 결정된 총 인상률은 2.28%였고 의협의 인상률은 이 보다 높은 3.1% 였다.

의협 최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약속, 건보공단 이사장의 언급 등을 고려하면 이번 수가 협상은 정상수가 보장을 위한 첫 단계로서 지금껏 관례와는 완전히 달라야 한다”며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초저수가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제안을 해야 했으며, 수년 내 수가 정상화의 단계적 계획도 밝혔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가정상화에 대한 아무런 실효적 제안도 없이 예년과 같은 방식의 구태의연한 수가 제시에 의협은매우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의협은 다음달 중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 케어’ 저지를 위한 투쟁 수위에 대해 의견 수렴하는 온라인 전국의사 비상총회를 소집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정성균 의협 대변인은 ”우리는 7.5% 수가 인상을 요구했지만 건보공단에선 지난해 인상률(3.1%) 보다 낮은 수치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오전 건보공단에서 수가 인상률을 최종적으로 제시받을 예정인데 이대로라면 사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경실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과장은 “정부나 건보공단은 아직 수가 인상률을 공식적으로 제시 조차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예년 인상률과 비교했을 때 7.5% 인상이라는 건 터무니없이 높은 수치다. 의협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판을 깨기 위해 높은 인상률을 제시하고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31일 오전 협상에서 의협이 건보공단 제시안을 거부하면 수가 결정권은 건정심으로 넘어간다. 하지만 의협이 건정심 탈퇴를 선언했기 때문에 회의가 제대로 열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스더ㆍ정종훈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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