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핵포기 대신 햄버거? “北, 트럼프에 햄버거 매장 평양 오픈 제안 가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연합뉴스]

미국 정보당국이 최근 북한이 조만간 핵무기를 포기할 의도가 없다는 결론을 냈다고 미 NBC뉴스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BC뉴스는 또 북한의 핵무기를 완전 제거하겠다는 미 정부의 협상 목표 달성에 미 중앙정보국(CIA)이 의문을 제기했음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밀어부치고 있다고 전했다.

CIA 보고서 “북 핵무기 완전 제거에 의구심”

방송에 따르면 CIA의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거론한 지난 24일보다 수일 전에 돌았다.
NBC뉴스는 보고서를 열람한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고 전했다.

CIA는 대신 북한이 서방의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평양 오픈을 제안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패스트푸드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화의 제스처를 표하는 데 관심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기간 중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하겠다”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NBC뉴스에 따르면 보고서는 어떤 프랜차이즈가 북한의 초대를 받을지 특정하지 않았지만 “김정은은 회담 중 이같은 제안을 이용해 음식을 제공하면서 자신이 서방의 투자에 열려있다는 걸 보여주려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CIA는 또 김정은 위원장이 공공기반시설 건설 등 북한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제안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과 미국이 유엔을 통해 식량과 농업 발전을 지원할 것이라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겼다.
이어 북한 측이 미국과의 사전 회담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았으며, 북·미정상회담에서도 이를 요구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핵무기에 대해선 보다 현실적이고 당면한 목표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발전한 핵 프로그램을 되돌리도록 납득시키는 것이라고 CIA보고서는 주장했다.

미국의 대북 접근에 대해 브리핑했던 전직 관료도 “미 정보당국은 김정은이 핵무기를 제거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고 인정했다. 그는 NBC뉴스에 “나는 왜 정부가 불가능한 일을 시도하는지 늘 궁금했다”고 말했다.

NBC뉴스는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그럴 의지가 없는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가 북·미간 협상의 최대 관심사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이런 딜레마를 알고 있기 때문에 지난주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의 단계적 폐기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2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비핵화 방식을 언급하며 “일괄타결이 훨씬 더 좋겠지만 정확히 그렇게 하기 어려운 물리적 이유가 있다”며 “(비핵화에) 아주 짧은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그것은 일괄타결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괄타결이 바람직하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하면서도 양보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했다.

한편 백악관과 CIA는 NBC뉴스가 보도한 보고서의 존재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NBC뉴스도 “은둔 국가인 북한에 대한 정보수집은 어렵다”며 “보고서의 신뢰 수준은 낮거나 중간 정도”라고 밝혔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