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장남 조원태 ‘부정 편입’ 의혹, 교육부 인하대 현장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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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과 관련해 교육부가 현장조사에 나선다. [사진 인하대학교 홈페이지 캡처]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과 관련해 교육부가 현장조사에 나선다. [사진 인하대학교 홈페이지 캡처]

한진그룹 장남인 대한항공 조원태 사장의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과 관련해 교육부가 현장조사에 나선다. 최근 조 사장의 부정 편입학 의혹이 불거진 후 교육부가 현장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부는 30일 “대학에 자료를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1998년 당시 부정 편입학 의혹뿐만 아니라 현재 인하대의 편입학 운영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4일부터 5명 내외의 조사관을 파견해 1998년 편입학 관련 서류를 검토하고 당시 실무를 담당했던 관계자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진석 고등교육정책실장은 “이번 현장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인하대의 편입학 운영 실태를 점검하겠다”며 “위법·부당한 사실이 드러나면 관련자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 세종청사 전경

교육부 세종청사 전경

 조 사장은 미국의 2년제 대학을 다니다 1998년 3월 인하대에 3학년으로 편입했다. 당시 인하대는 국내외 4년제 대학 2년 과정 이상 수료 및 졸업예정자, 또는 전문대 졸업(예정)자만 3학년 편입이 가능했다.

 하지만 조 사장은 1995년 미국의 한 2년제 대학에 입학해 졸업인정학점(60학점 평점 2.0)에 못 미치는 33학점(평점 1.67점)만을 이수한 뒤 1997년 2학기 외국대학 학생 자격으로 인하대에서 21학점을 취득했다.

 조 사장이 인하대에 편입했던 1998년에도 논란은 있었다. 조 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당시 인하대 재단(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의 이사장을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 역시 학교 안팎에서는 편입학 전형에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따라 당시 교육부도 조사를 벌여 조 사장의 편입학 관련자들을 징계하도록 대학에 요구했다. 그러나 대학 측은 편입학 관련 서류 처리를 맡았던 교직원만 징계했다. 조 사장은 이후에도 계속 학교를 다녔고 2003년 졸업했다.

인하대 총학생회 동문협의회는 25일 서울 소공동 한진그룹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열고 조원태 이사의 사임을 주장했다. [사진 동문협의회]

인하대 총학생회 동문협의회는 25일 서울 소공동 한진그룹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열고 조원태 이사의 사임을 주장했다. [사진 동문협의회]

 하지만 편입 관련서류의 법적 보관시한이 5년에 지나지 않아 실효성 있는 조사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오래 전 일이라 자료조사 하는 데도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며 “자세한 내용은 현장조사를 나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하대총학생회동문협의회와 인천 지역 시민단체 등은 조 사장의 부정 편입학 의혹 사건에 대한 전면조사를 요구해 왔다. 이들은 지난 8일 인하대 앞에서 '한진그룹의 갑질족벌경영 청산과 인하대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 출범을 위한 준비위 발족'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명인 인하대교수회 의장, 이혁재 인하대 총학생회동문협의회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조 사장의 부정편입 제보를 받고 인하대 측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고 밝혔다. 그가 청구한 내용은 1996~1998년 당시의 ^인하대 편입학 모집요강, ^'학점교류' 편입학생 수, ^'학점교류'로 편입학 가능한 법적 근거 등이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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