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장미를 ‘오월의 여왕’이라고도 합니다.
작열하는 뜨거운 햇살에도 붉은빛 도도합니다.
버스 창을 통해 보이는 길가에도 장미가 지천이었습니다.
오며 가며 장미와 함께했던 오월이 어느덧 마지막 주입니다.
처음 장미가 피어날 때입니다.
마치 꽃봉오리의 호위를 받듯 가운데서부터 곧추서 피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봉오리는 피기도 전에 애벌레의 먹이가 되었습니다.
모든 봉오리가 꽃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비 오는 날엔 주렁주렁 달린 물방울에 겨워 고개를 숙여야 했습니다.
물방울 하나하나는 장미를 품기도 했습니다.
어떤 장미 넝쿨은 3~4m 높이의 측백나무 윗부분을 휘돌았습니다.
꽃은 마치 측백나무에 핀 꽃 같습니다.
숫제 담벼락을 넘어 무더기로 핀 꽃은 스스로 꽃 담벼락이 되었습니다.
밤에도 울긋불긋한 꽃 담벼락입니다.
꽃잎을 활짝 열은 붉은 장미에 등에가 찾아 들었습니다.
꽃가루에 취한 등에는 휴대폰이 다가가도 아랑곳없습니다.
흰 장미도 등에가 찾아들었습니다.
등에는 꽃가루 범벅이 되었습니다.
오월 막바지가 되면서 꽃이 시들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폈던 가운데 꽃은 이미 보라색으로 변했습니다.
‘오월의 여왕' 과 함께한 오월이 이렇게 저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