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27일(현지 시간) “장관들에 대한 평가가 있었다”며 “부분 개각(改閣)과 관련해 청와대와 이미 기초협의를 했다”고 말했다.
유럽을 순방 중인 이 총리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동행한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6ㆍ13 지방선거 뒤 일부 부처에 대한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개각) 규모가 클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정부 출범) 1년이 지났으니까 교체하고 그런 것은 아니고, 정치적인 이유로 인사를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 중심으로, 문제를 대처하고 관리하는데 다른 방식이 필요하겠다는 경우에 제한적으로 할 수 있다”며 “사실 1년 동안 개각이 없었다는 것은 대단히 드문 일로, 인사가 잘 됐다는 방증”이라고 자평했다.
중앙일보는 27일 디지털 판 ‘[단독]“법무ㆍ국방ㆍ환경ㆍ여가부 부처평가 꼴찌”…개각 신호탄?’ 기사에서 총리실이 최근 각 정부부처 장관에 대한 평가를 단행했고,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과 의견을 나눴다는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이 총리는 매주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날인 월요일 오찬을 문 대통령과 함께 하며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 총리가 총리실에서 진행한 장관들에 대한 평가도 ‘월요 오찬’을 통해 문 대통령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 총리는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평가 결과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 총리는 취임 2년 차 총리로서 인사권을 더 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장관 임명 때도 단 한 명의 예외 없이 협의 과정을 거쳤던 것처럼 부분적인 개편 때도 협의를 거칠 것이고, 이미 기초협의를 했다”고 답했다.
한편 이 총리는 북ㆍ미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노출된 북ㆍ미 간 신경전과 문재인 대통령의 ‘깜짝’ 남북 정상회담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판문점에서 북ㆍ미 실무회담이 이뤄진다는 것은 그 자체로 놀라운 전개”며 “결정은 협의 당사자인 북ㆍ미가 하겠지만, 위치 자체가 한국의 일정한 역할을 용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문 대통령이 먼저 ‘내가 중재하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북한에서 먼저 만나자고 연락을 해왔다는게 굉장히 중요한 팩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거래의 경험을 통해 수많은 경우를 겪어왔을 것이다. 터프 딜러(거친 협상가)라는 말이 가장 가까울 것 같다”며 “지도자들의 정치적 리스크가 공통적이기에 판이 쉽게 안 깨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5박 7일의 일정으로 오스트리아와 아일랜드 공식 방문을 위해 지난 24일 출국했으며 30일 귀국할 예정이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