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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항공부품 중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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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경남 창원에 있는 수성기체는 최근 일본 후지중공업과 6000만 달러어치의 납품계약을 했다. 6인승 제트기 '이클립스 500'의 양력 날개(플랩)와 보조 날개(에일러론)를 매년 1000대 분량씩 2015년까지 납품하기로 했다. 중소 항공업체가 이 같은 규모의 계약을 한 것은 드문 일이다. 이 회사 조주호(68) 사장은 "정밀도가 생명인 항공기 부품의 생산 기술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국내 항공산업은 미국.유럽 등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한항공 두 곳에서 생산하는 비행기는 KT-1 기본훈련기와 T-50 고등훈련기 등 군용기가 대부분이다. 민용기는 보잉.에어버스 등과 제휴해 동체 등을 생산하는 정도다. 항공 분야 중소기업도 20개가 채 안 되고, 매출도 많아야 수십억원에 그치고 있다. 수성기체의 사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150여 명이 일하는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74억원이었다. 1985년 창립 이후 옛 대우중공업과 KAI 등에 항공기 날개 구조물을 납품하며 기술력을 쌓아 왔지만 좁은 시장에서 일감을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조 사장은 "항공업계는 다른 분야보다 더욱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협력이 절실하다"며 "KAI의 지원으로 이번 계약도 성사됐다"고 말했다. KAI는 후지중공업에 수성기체를 추천했다. 또 세계 항공기업계의 정보를 수성기체에 제공해 가격 협상 전략을 짜는 데 도움을 줬다. KAI 문창모 민수사업개발팀장은 "부품업체가 다양한 제품을 만들며 노하우를 축적해야 전체 항공산업의 수준이 높아진다"며 "국내 부품업체들의 해외 수주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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