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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은 ♪통일♪ 원래 노랫말은 ♪독립♪이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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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우리의 소원'의 작곡자 안병원(80)씨가 고국을 찾았다. 21일 오후 6시 서울 종로 2가 YMCA 대강당에서 열리는 팔순 기념 자서전 '음악으로 겨레를 울리다'(삶과꿈)의 출판 기념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다음달 10일에는 경기도 이천 청강문화산업대 교정에 세워지는 '우리의 소원' 노래비 제막식에도 참석한다.

서울 혜화동에서 9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서울대 음대 작곡과 재학 중 KBS에 입사, 어린이 합창단을 지휘했다. 200여 곡의 동요를 작곡했으며 경기여고.경복고.용산고 음악교사, 숙명여대 강사를 지냈다. 1974년 캐나다 토론토로 이주해 살고 있다. 안씨의 여동생인 소프라노 안희복(테너 박인수 교수의 부인), 피아니스트 안희숙씨는 모두 한세대의 교수로 있다.

"한국전쟁 때 봉선화동요회 단원들과 함께 인천에서 배를 타고 부산으로 피란을 떠나던 생각이 납니다. 부산으로 가서 해군정훈어린이음악대로 이름을 바꿨지요. 54년 한국어린이음악사절단을 이끌고 미국 순회공연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안씨가 45년 혜화동 자택에서 조직한 봉선화동요회 단원 가운데는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미스 코리아(1960년) 출신의 오현주씨, 이수성 전 총리의 부인인 김경순씨, 신갑순 삶과꿈 싱어즈 단장 등이 있다. 한국전쟁 직후 만든 한국어린이음악사절단 가운데는 작곡가 이여진(이화여대 교수), 피아니스트 한동일(울산대 교수)씨도 포함돼 있었다. 3개월간 48개 주를 순회하는 동안 TV 출연만 97회나 했다. 귀국 후 시청 앞 광장에서는 귀국 환영대회도 열렸다.

그는 캐나다 토론토에 한국 연주자들이 와서 공연을 하면 한인 신문에 음악평도 쓴다. 그림에도 남다른 소질이 있는 그는 2003년 서울에서 북한 어린이 돕기 '안병원 유화전'도 열었다.

부친 안석주(1901~50)씨는 열렬한 음악 애호가. 언론인.화가로 활동했다. 외삼촌은 종로 2가에서 악기점을 두 곳이나 운영했다. 안씨는 틈나는 대로 외삼촌의 악기점에 들러 음반을 들으면서 클래식 음악에 입문했다.

"서울대 음대 작곡과 1학년 때 아버님께 가사를 지어 달라고 해 47년 KBS 3.1절 특집 드라마 주제가로 작곡한 게 '우리의 소원' 입니다. 당시는 노랫말이 '우리의 소원은 독립'이었는데 48년 남북이 분단된 후 '독립'이 '통일'로 바뀌게 된 겁니다. 생전에 남북통일이 돼 판문점에서 남북 어린이들이 함께 '우리의 소원'을 부르는 게 마지막 소원입니다."

글=이장직 음악전문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 바로잡습니다

4월 15일자 29면 '우리의 소원은 통일 원래 노랫말은 독립이었죠'기사 중 작곡가 안병원씨의 여동생 2명이 한세대 교수로 있다는 대목에서 피아니스트 안희숙씨는 안씨의 여동생이 아니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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