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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는 원자재 값, 남북 경협 바람에…오랜만에 빛보는 철강·중공업 펀드

중앙일보

입력

철강ㆍ중공업 펀드가 오랜만에 빛을 봤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남북 경제협력으로 국내 철강ㆍ중공업 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도 관련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철강·중공업 펀드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 10.93% #국내 주식형 펀드 대부분 손실 보고 있는 가운데 #철강 등 원자재 가격 상승하며 채산성 개선 전망 #남북 경협 기대로 중공업·소재 기업 몸값 상승 덕분

철강ㆍ중공업 펀드의 최근 한 달(18일 기준) 수익률이 10.93%를 기록했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이 운용 순자산 10억원 이상인 공모펀드 수익률을 21일 집계한 결과다. 국내 철강사, 중공업 회사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을 간추렸다.

경북 포항 한 철강회사 제품창고에 쌓여있는 열연코일. [연합뉴스]

경북 포항 한 철강회사 제품창고에 쌓여있는 열연코일. [연합뉴스]

최근 1개월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이 -1.17%로 역주행하는 사이 철강ㆍ중공업 펀드는 10% 넘는 이익을 냈다. 철강ㆍ중공업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4.00%다. 이 기간 대부분 국내 주식형 펀드는 손실(평균 수익률 -0.05%)이 봤지만 철강ㆍ중공업 펀드는 달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TIGER200 중공업 상장지수’ 펀드는 최근 1개월 수익률 12.83%를 기록했다. ‘KB KBSTAR200 중공업 상장지수’(12.77 %), ‘미래에셋 TIGER200 철강소재 상장지수’(10.07%), ‘KB KBSTAR200 철강소재 상장지수’(10.06%) 역시 최근 한 달 사이 10%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철강’ ‘중공업’을 테마로 한 펀드는 오랜 기간 찬밥 신세였다. 원자재가 하락에 수익성이 악화했고 과잉 설비로 인해 구조조정 진통도 겪었다. 빛을 보기 시작한 건 최근 일이다. 원유ㆍ철강 같은 원자재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기업의 채산성이 개선되리란 전망이 관련 기업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중앙포토]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중앙포토]

특히 철강 관련 펀드의 수익률 반전이 두드러진다. ‘미래에셋 TIGER200 철강소재 상장지수’, ‘KB KBSTAR200 철강소재 상장지수’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각각 -2.14%, -2.09%다. 몇달 전까지만 해도 손실을 봤다. 하지만 최근 한 달로 기간을 좁혔더니 수익률이 10%대로 치솟았다.

지난달 18일에서 이달 18일까지 철강기업인 포스코 주가는 8.26% 상승했다. 이 기간 현대제철 주가는 29.34% 급등했고 동국제강 (14.38%), 세아제강(22.28%)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요 철강기업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펀드 수익률도 덩달아 올랐다.

남북 정상회담 효과를 톡톡히 봤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의 개혁 개방에 대한 기대가 확대되면서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철강 수요 개선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며 “북한의 개방은 동아시아 역내 시장의 과잉 재고 해소에 기여할 신성장 동력으로 분명한 중장기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유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철강ㆍ중공업은 경기를 많이 타는 산업이다. 수출 의존형 산업이라 해외 변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다. 원자재 가격 등락에 따라서 부침도 심하다.

신중한 투자가 필요한 이유다. 방 연구원은 “(남북 경협) 수혜가 가시화되기 전까지 철 가격과 기업의 이익을 좌우할 산업 주기를 재점검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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