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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빌딩 앞서 발견된 이름 모를 대학생의 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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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표지석 앞에서 고(故) 구본무 LG 그룹 회장(왼쪽)을 추모하는 편지 한통과 국화꽃 2송이가 발견됐다 (오른쪽) [중앙포토, 뉴스1]

2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표지석 앞에서 고(故) 구본무 LG 그룹 회장(왼쪽)을 추모하는 편지 한통과 국화꽃 2송이가 발견됐다 (오른쪽) [중앙포토, 뉴스1]

고인이 된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향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정문 표지석 앞에 편지와 국화를 두고가 눈길을 끌고 있다.

21일 오후 LG 그룹관계자에 의해 발견된 이 편지에는 자신을 '대한민국 한 대학생'이라고 소개한 사람이 고(故) 구 회장을 애도하며 쓴 글이 담겼다.

편지의 주인공은 글에서 구 회장에게 "부디 두 눈이 찌푸려지지 않고 두 귀가 시끄럽지 않은 곳에서 평온하시길 빈다"고 밝혔다.

그는 "회장님이 항상 강조하신 인간 존중의 경영이 저에게 큰 도움이 됐다"며 "LG를 좋아하고 회장님을 존경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썼다.

이어 "모든 20대가 그러하듯 취업이라는 선택의 기로 앞에 서 있다"라며 "신념을 갖고 자신을 우뚝 세워 LG의 앞날에 도움이 되는 인재가 될 것을 약속한다"고 적었다.

글쓴이는 마지막으로 "평생 한 번이라도 뵙고 싶었는데, 참으로 아쉽다.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 편지는 국화꽃 2송이와 함께 LG트윈타워 정문 표지석 앞에서 발견됐다.

LG 한 관계자에 따르면 구 회장은 평소 소탈함을 강조하고 배려를 몸소 실천해 '이웃집 아저씨'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이날 발견된 추모글도 한 대학생이 구 회장의 생전 모습을 그리워하는 마음에 진심을 담아 쓴 것으로 보인다고 LG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유족들은 장례를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르기 원했던 고인의 뜻에 따라 3일간 가족장으로 비공개로 치르기로 했다.

LG그룹은 "생전에 과한 의전과 복잡한 격식을 마다하고 소탈하고 겸손하게 살아왔으며 자신으로 인해 번거로움을 끼치고 싶지 않아 했던 고인의 뜻을 따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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