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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 스님 “설정 스님 학력 위조는 계획적인 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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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봉은사 주지인 명진 스님(왼쪽)과 현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오른쪽) 우상조 기자

전 봉은사 주지인 명진 스님(왼쪽)과 현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오른쪽) 우상조 기자

전 봉은사 주지인 명진 스님이 대한불교 조계종 설정 총무원장의 학력 위조 논란에 대해 "계획적 사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명진 스님은 21일 오전 방송된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최근 MBC 'PD수첩'이 제기한 설정 스님의 학력 위조 논란 등에 대해 "(설정 스님의 학력 위조 논란은) 어쩔 수 없었던 일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명진 스님은 "본인(설정 스님)이 라디오 인터뷰나 신문지상 인터뷰를 하면서 '서울대를 다닐 때 교수님이 누구누구였는데'하며 교수님 이름을 줄줄 외운다. 본인이 거짓말을 하기 위해서 서울대학교 앞에 가서 사진까지 찍었다. 이게 가증스럽고 아주 못된 것"이라며 "이건 아주 계획적이고, 사기며 이것만 갖고도 세속 같으면 고위직에 있다가 다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명진 스님은 또 설정 스님을 옹호하는 조계종에 대해서도 비판하는 동시에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자신을 사찰했고, 자승 전 총무원장이 과거 정권과 결탁해 자신을 쫓아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고, 자승도 곧 승적 박탈 내지는 채탈을 당할 처지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계종은 설정 스님의 학력 위조 의혹 등을 제기한 MBC PD수첩에 대해 "설정 스님은 이미 지난해 한국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했다고 밝히며 잘못을 시인하고 참회했다"며 "그런데도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이 왜곡과 음해를 일삼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여러 인터뷰와 저서에서 자신이 서울대 농과대를 졸업했다고 밝혔던 설정 스님은 지난해 제35대 총무원장 선거 출마 선언에서 "1976년 서울대 부설 한국방송통신대 농학과를 졸업했는데, 그간 본의 아니게 바로잡지 못해 참회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설정 스님의 학력위조 사실을 비판한 명진 스님은 '종단과 총무원 집행부를 비판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해 종단의 위상과 명예를 실추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4월 조계종으로부터 제적 처분, 승적을 박탈당했다.

이날 명진 스님은 '승적이 박탈됐는데 스님이 아닌 것 아니냐'는 질문에 "조계종에서 승적이 박탈됐다고 하더라도 조계종 신도나 많은 분이 저를 스님으로 믿기 때문에 승적이랑 상관없이 스님"이라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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