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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학생이야말로 학교 전문가"…온라인 토론하며 학생 권리 법안 만들었어요

중앙일보

입력

SXSW EDU에서 3시간짜리 발표를 기획하고 진행한 '스튜던트 보이스' 멤버들. ©Student Voice

SXSW EDU에서 3시간짜리 발표를 기획하고 진행한 '스튜던트 보이스' 멤버들. ©Student Voice

지난 3월 미국 텍사스주에서는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에듀(SXSW EDU)’라는 이름의 북미 최대 교육 컨퍼런스가 열렸습니다. 8000여 명의 교육 관계자들이 모여 이야기를 공유하고 더 좋은 교육에 대해 생각을 발전시키는 자리죠. 이곳에 김하늬 유쓰망고 대표가 다녀왔어요. 김 대표가 SXSW EDU에서 만난 해외 청소년 체인지메이커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스튜던트 보이스'의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인 이안 쿤(Ian Coon)은 미국 아이오와주 지역의 교육 혁신을 위한 단체 '아이오와 SLI(Iowa Student Learning Institute)'를 설립하기도 했다. 아이오와 SLI는 "우리는 학생들이 가만히 책상에 앉아 교육을 받는 것 이상의 것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한다.

'스튜던트 보이스'의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인 이안 쿤(Ian Coon)은 미국 아이오와주 지역의 교육 혁신을 위한 단체 '아이오와 SLI(Iowa Student Learning Institute)'를 설립하기도 했다. 아이오와 SLI는 "우리는 학생들이 가만히 책상에 앉아 교육을 받는 것 이상의 것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한다.

스튜던트 보이스(Student Voice·SV)
문제 많은 미국 공교육 시스템을 고치고, 함께 논의의 테이블을 만들어가는 십대 체인지메이커들의 모임입니다. SV는 “학생이라면, 네가 바로 학교 전문가야!”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누구나 학교 내에서 체인지메이커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요.

SV 활동이 처음 시작된 곳은 트위터였습니다. 2012년 아이작이라는 고등학생이 ‘#StuVoice’라는 해시태그(게시물에 꼬리표를 다는 것)를 달고 교육 불평등, 학생이 빠져버린 교육 환경에 대해 경험담을 쓰기 시작했어요. 이 움직임이 점차 미국의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갔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교육부 장관도 리트윗을 할 만큼 관심을 모으게 됐죠. 아이작과 친구들은 매주 월요일 저녁 모든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트위터 채팅을 열어 의견을 취합했고, ‘학생 권리 법안(Student Bill of Rights)’을 작성했습니다. 이 내용은 초기 멤버들이 학교를 졸업하면서 자리를 물려준 후배들에게 지침이 됐어요.

SV는 2016년 미국 내 19개 주 52개 학교를 직접 방문해 실제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어떤 불평등과 소외를 느끼고 있는지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지금은 미국 전역에서 학생 사회참여 활동을 펼치는 친구들이 SV와 함께하고 있어요. 이들은 자기 지역의 특성에 맞는 활동도 하면서 SV와 ‘따로 또 같이’ 하는 활동가들이죠. 미국이라는 큰 나라에서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특히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어요.

이안 쿤(18) SV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SNS로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3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는 학교들과도 교류할 수 있었고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고 경험담을 들려줬어요.

 미국 텍사스주의 학업 중단 청소년들을 돕는 십대들의 단체 '리브잇아웃'은 '십대들을 위한 십대'라는 구호를 내세우고 있다. 5명의 핵심 멤버와 25명의 고등학생 자원봉사자로 운영된다.

미국 텍사스주의 학업 중단 청소년들을 돕는 십대들의 단체 '리브잇아웃'은 '십대들을 위한 십대'라는 구호를 내세우고 있다. 5명의 핵심 멤버와 25명의 고등학생 자원봉사자로 운영된다.

리브잇아웃(Live It Out)
“같은 반 친구가 갑자기 사라져요. 어디로 가는지, 밥은 먹고 다니는지 궁금했어요. 그렇게 없어지는 친구들이 많은데 어떻게 가만히 있어요.”

미국 청소년 중 백만 명 이상이 학업 중단 상태에 있다고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십대들이 모였어요. ‘십대들을 위한 십대(Teens for Teens)’라는 구호 아래 말이죠. 공동창업자인 메르세데스 밀케와 줄리아나 에스파자는 같은 학교에 다니지 않지만 청소년 리더십 강의를 들으러 갔다가 만났어요. 밀케와 에스파자는 뜻이 맞는 친구들을 모으고 지역센터나 학교들에 연락을 돌려 리브잇아웃의 활동을 알렸습니다.

리브잇아웃은 지난해 휴스톤 지역의 학교 밖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여름 캠프 프로그램을 운영했어요. 또 이들에게 인턴십을 연결해주고 또래 카운슬러·봉사자를 통한 십대 멘토링도 진행했고요. 학업 중단 친구들도 똑같이 자신의 재능과 열정, 강점을 찾고, 목표를 세운 후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돕는 것이 리브잇아웃의 활동입니다. 교외 시간을 투자해 이 같은 일을 하는 것이 힘들지 않은지 묻자 팀원들은 한 목소리로 대답했어요.

“저희는 공부도 하고 리브잇아웃도 하고 운동도 해요. 얘는 발레리나고, 쟤는 테니스 선수고요. 물론 바쁘죠. 그래서 일주일마다 정기적으로 하는 회의가 중요해요. 한 명이 바빠지면 다른 한 명이 조금 일을 더 하는 식으로 서로의 역할을 나눠요. 모두 다른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이 정말 중요해요. 각자의 역할도 있지만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죠.”

사회 이슈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쓰리딩 트와인' 팀원들.

사회 이슈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쓰리딩 트와인' 팀원들.

쓰리딩 트와인(Threading Twine)
SXSW EDU에서는 올해로 4회째 텍사스 지역 고교생을 대상으로 ‘학생 스타트업 대회’를 열었습니다. 올해 우승은 사회 이슈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쓰리딩 트와인’ 팀에게 돌아갔어요. 쓰리딩 트와인은 글·영상·디자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표출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온라인 공간이에요. 기존 소셜미디어가 청소년 활동가들에게 좋은 환경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인식한 거죠.

아루시 마차바라푸(16)는 사회 이슈에 관심이 있어도 얘기할 친구가 없었던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쓰리딩 트와인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저에게 특별한 재능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여전히 학교 숙제, 친구 관계, 방과 후 프로젝트 등 많은 것들이 제 삶을 둘러싸고 있어요. 하지만 앙터프러너(기업가)가 되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 될 수 있습니다. 강한 열정과 스스로 지키고 싶은 가치, 동기만 있으면요. 아, 그리고 친한 친구들이요. 제가 낙심하거나 사기가 떨어졌을 때 친구들이 든든한 지원군이 됩니다.”

정리=최은혜 기자 choi.eunhye1@joongang.co.kr, 자료=김하늬 유쓰망고 대표 blog.naver.com/youthmango

유쓰망고(YouthMango)  
청소년들의 체인지메이커 무브먼트를 촉진하는 비영리단체로, ‘망설이지 말고 고(go)하자’는 의미의 이름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단체 아쇼카(Ashoka)의 유스벤처 프로그램에 대해 국내 단독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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