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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변호인단 "북ㆍ미 회담 전까지 특검 조사 응할 수 없을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와 관련,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ㆍ미 정상회담까지 대통령은 (특검) 조사에 응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대통령 변호인단 중 한 명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여러 중요한 일을 앞둔) 그의 주의를 산만하게 할 것”이라며, 조사에 응하더라도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쯤에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ㆍ미 정상회담이란 거대한 정치적 이벤트를 최대한 활용해, 국내에서 맞닥뜨린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특검 측은 대통령에 대한 대면 조사를 논의 중이지만 변호인단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줄리아니는 또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는 오는 9월 1일까지 마무리될 계획"이라고도 주장했다. “로버트 뮬러 특검 측과 2주 전 협상을 했을 때 이같은 수사 일정을 공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검 측은 이 일정과 관련해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트럼프가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러시아 스캔들 관련)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된 논란이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에 의해 해임됐으며 관련 청문회 등을 통해 이같이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트럼프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사법방해는 대통령을 탄핵으로까지 몰고 갈 수 있는 사유이기 때문에 트럼프 변호인단 측에선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줄리아니 전 시장은 “(수사 일정을) 더 기다린다면 11월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부적절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가능한 한 빨리 종료돼야 한다”고 직접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사법방해에 대한 조사가 끝난다 해도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모든 수사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일부분일 뿐, 핵심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측과 러시아 간 내통 여부이기 때문이다.

NYT는 “(구체적인 수사 일정에 대한) 줄리아니의 발언은 뮬러 특검에게 공개적으로 압력을 가하려는 행위”라며 “그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어떤 증거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버트 뮬러 특검 [AP=연합뉴스]

로버트 뮬러 특검 [AP=연합뉴스]

한편 트럼프는 이날 법무부에 FBI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법무부나 FBI가 정치적인 목적으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 침투했거나 감시했는지, 버락 오바마 정부 사람으로부터 그런 요구를 받았는지에 대해 조사할 것을 요구한다”는 트윗을 통해서다.

오바마 정부가 트럼프 캠프에 FBI 정보원을 심었다는 의혹은 약 1주일 전 미국의 한 보수 매체에 의해 보도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3월에도 ‘대선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타워에 도청을 지시했다’며 의회 조사를 요청했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그런 증거가 없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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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이날 또 다른 트윗에서 “뮬러 특검의 수사는 마녀사냥이며 특검은 이메일 스캔들의 주인공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을 향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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