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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한 이승우, 다음 행선지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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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 28인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이승우. [중앙포토]

러시아월드컵 28인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이승우. [중앙포토]

‘코리안 메시’ 이승우가 이탈리아 프로축구 1부리그에 진출한지 한 시즌만에 더욱 성장해 돌아왔다. 이승우의 다음 행선지에 대한 유럽 축구계의 관심도 더욱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스페인 일간지 ‘스포르트’는 18일 “이승우의 에이전트의 페레 과르디올라가 (이적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올 여름 베로나에 머물지, 또는 다른 팀으로 떠날 지 선수와 함께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페레는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의 동생으로, 유럽 축구계에서 내로라하는 거물급 에이전트다. 이승우는 과르디올라가 공들여 관리 중인 핵심 유망주 중 한 명이다.

이승우는 지난해 여름 친정팀 바르셀로나(스페인)를 떠나 이탈리아 세리에A 승격팀 헬라스 베로나에 입단했다. 지금은 팀을 떠난 잠파올로 파치니(레반테) 등 동료 공격수들로부터 “골 결정력으로만 보면 팀 내 어느 선수보다 낫다”는 찬사를 받았지만, 수비 가담 능력이 떨어진다는 약점 때문에 좀처럼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승우는 바르셀로나 시절 ‘공격에 특화된 선수’로 조련 받았다. ‘수비 가담 비율을 줄이고 골을 넣는데 전념하라’는 주문을 받던 선수에게 ‘전원 수비 후 역습’은 낯선 전술이었다. 지난 시즌 2부리그에서 승격한 베로나에겐 많은 골을 넣는 것보다 실점을 방지하는 게 더욱 중요했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러시아월드컵 축구대표티 28인 엔트리를 발표하며 이승우의 이름을 호명하고 있다. [뉴스1]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러시아월드컵 축구대표티 28인 엔트리를 발표하며 이승우의 이름을 호명하고 있다. [뉴스1]

출전 기회는 시즌 막바지에 찾아왔다. 이승우가 한 시즌 내내 팀 수비 전술 훈련에 꾸준히 참여하고,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덩치 큰 유럽 선수들과 몸싸움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운 이후였다. 팀 전술에 무난히 녹아든 이승우는 강호 AC밀란과의 원정경기에서 감각적인 논스톱 중거리 슈팅으로 데뷔골을 터뜨리며 특유의 골 결정력이 녹슬지 않았다는 사실도 함께 입증했다.

이어 우디네세전에서 선발 출장과 풀타임을 소화하며 날카로운 슈팅과 돌파, 적극적인 수비가담 등 팀 플레이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을 선보여 찬사를 받았다. AC밀란전과 우디네세전 이후 지역 언론과 팬들은 "이승우를 더 일찍 중용했다면 강등을 피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며 아쉬워했다.

베로나는 2부리그로 강등되며 팀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나이는 막내급이지만 팀 내 연봉 순위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이승우에 대해 이미 독일과 스페인의 여러 클럽들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스포르트는 ”이승우는 베로나로 향하기에 앞서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여러 나라에서 관심을 받아왔다“면서 ”올 여름에도 이 팀들이 이승우에게 이적을 제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승우측 관계자는 “올 시즌 도중 이승우가 좀처럼 출장 기회를 얻지 못할 때도 일정 수준 이상의 경기 출장을 보장하며 임대 또는 이적을 제의한 구단들이 있었다”면서 “이승우는 지금 당장 이적 또는 잔류를 놓고 고민하진 않고 있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본선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 소속팀 문제는 그 이후에 고민해도 늦지 않다”고 전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이승우가 지난해 20세 이하 FIFA 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득점포를 터뜨린 직후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양광삼 기자

이승우가 지난해 20세 이하 FIFA 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득점포를 터뜨린 직후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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