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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레이스’ 롯데, 어느새 4위 …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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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거인 군단이 5월 들어 무서운 상승세다. 경기를 마친 뒤 손을 맞대며 기뻐하는 롯데 선수들. [뉴스1]

거인 군단이 5월 들어 무서운 상승세다. 경기를 마친 뒤 손을 맞대며 기뻐하는 롯데 선수들. [뉴스1]

최하위로 시작하더니 어느새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거북이 레이스’가 예사롭지 않다. 출발이 늦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레이스를 펼쳐 어느새 중위권에 도달했다.

개막 7연패로 최하위 스타트 #5월 들어 무서운 상승세

롯데는 지난 13일 부산 KT전에서 승리(3-1)하며 올 시즌 첫 3연승을 달렸다. 지난주 5경기에서 4승 1패를 기록한 롯데는 KIA와 함께 공동 4위를 달리고 있다. 19승 20패로 1승만 더하면 5할 승률이다. 롯데는 최근 7차례의 3연전 시리즈에서 한 번도 우세를 내주지 않았다. 지난달 6일 이후 연패를 당한 적도 없다.

시즌 개막전까지만 해도 롯데는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개막하자마자 7연패에 빠져 부산팬들을 실망시켰다. 어렵게 1승을 거뒀지만, 다시 3연패를 당했다. 1승 10패. 최악의 출발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13일 광주 KIA전을 기점으로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이 경기에서 롯데는 KIA를 8-4로 물리쳤다. 4번 타자 이대호가 3안타·3타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을 겪은 4번 타자 이대호가 살아나면서 롯데의 전력도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이대호는 이 경기 이후 9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 기간 타율은 무려 0.649(37타수 24안타). 홈런 7개와 20타점도 더했다. 롯데는 이 경기 이후 15승 8패(승률 0.652, 2위)를 기록했다.

5월 들어 4위와 10위의 승차가 5경기 내외로 유지되며, 중하위권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롯데는 그 가운데서도 빠르게 순위를 끌어올렸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투수진 안정’을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꼽는다. 롯데 선발진은 4월까지 2승 12패, 평균자책점 6.06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5월에 치른 10경기 기록은 5승 2패, 평균자책점은 2.67이다. 경기당 5.7이닝을 소화했고,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6차례나 된다. 5월 성적만 놓고 보면 10개 구단 중 가장 뛰어나다. 특히 4월까지 1승도 챙기지 못했던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1승, 평균자책점 1.98)와 펠릭스 듀브론트(2승, 1.38)가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김원중(1승, 1.52)·노경은(1승 1패, 2.45) 등도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오명락(오현택-진명호-손승락)’으로 불리는 불펜 필승조도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5월 불펜 평균자책점 역시 1.47로 1위다. 진명호는 4승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1.27을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2차 드래프트)한 오현택 역시 1승 7홀드, 평균자책점 2.45로 맹활약하고 있다. 마무리 투수 손승락(8세이브)도 안정감을 준다. ‘오명락’은 13일 KT전에서도 3과 3분의 1이닝을 이어 던지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손아섭과 이대호가 버티는 타선도 탄탄하다. 이병규·채태인 등 올 시즌 롯데에 입단한 베테랑 타자들의 방망이도 매서워지고 있다. 올해 삼성으로 떠난 강민호를 대신해 포수 마스크를 쓴 나종덕도 경기를 치를수록 성장하고 있다. 타율 1할이 채 되지 않았던 나종덕은 지난 11일 KT전에서 니퍼트를 상대로 3안타를 때렸다. 그러나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가 부진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번즈는 올 시즌 타율 0.239에 3홈런·10타점을 기록 중이다. 번즈가 5~7번에서 상·하위 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줘야 한다. 번즈마저 터진다면 롯데의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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