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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창 의원직 상실 “판결 수용하지만 정지적 배경 의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석창 자유한국당 의원(51·충북 제천·단양)이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대법원 선고를 받았다. 이로써 한국당의 의석수는 114석이 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1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제2호 법정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및 국가공무원법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 의원에 대해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권석창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힌 후 인사하고 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이날 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권 의원의 상고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뉴스1]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권석창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힌 후 인사하고 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이날 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권 의원의 상고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뉴스1]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징역형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될 경우, 당선은 무효가 된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이해 부족과 부덕의 소치로 지금의 결과를 낳았다”며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아끼겠다”면서도 “한 달이내에 재보궐 선거를 치르기에는 빠듯한 시간이다. 사퇴시한을 하루 남기고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 데는 정치적 배경이 작용한 것 아닌지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의원으로서 보수, 자유대한민국에 역할하지 못하게 돼 국민과 지지자분들께 송구스럽고 아쉽다”며 “저의 정치철학을 실현할 길을 계속 모색하겠다”고 했다.

권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충북 제천·단양은 오는 6월13일 재선거를 치르게 됐다.

권 의원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이던 2015년 4~8월 당시 옛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총선 경선에서 유리할 수 있도록 입당원서 104장을 받아달라고 지인에게 부탁한 혐의로 2016년 9월 불구속기소 됐다.

그는 2015년 2월 충북 단양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종친회 모임에 참석해 음식을 대접하는 등 모두 12차례에 걸쳐 선거구민에게 60여만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차례에 걸쳐 1500만원의 불법 선거자금을 받은 혐의도 받았다.

권석창 사퇴 기자회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먼저 뜻하지 않은 대법원 판결로 인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게 되어 정말 송구하다.

25년 간의 공직을 마치고 7개월만에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으나 당선 이전에 선거법에 대한 이해 부족과 부덕의 소치가 오늘의 결과로 돌아왔다. 지난 2년간 이어진 기소와 재판으로 힘든 가운데에서도 국회의원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저는 자부를 하고 있다. 제 사건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최종 판결이 난 이상 겸허히 수용하겠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번 판결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매우 혼란에 빠져 있고 한 달 이내에 재보궐 선거를 치러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한 달이라는 기간은 후보자가 출마를 결심하고 가족과 상의하고 선거 사무실을 임대하고 현수막을 내걸기에도 빠듯한 시간이다. 나아가 후보자가 공약을 공보물로 만들고 각 가정에 배달하기에는 불가능한 시간이다.

국회의원 사퇴 시한을 하루 남긴 시점에 이런 대법원 판결이 결정된 것은 혹시나 정치적 배경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후반기 국회의장 선출과 지방선거 기호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의석수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기에 저의 지지자 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많은 분들이 그러한 의심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동안 아쉬움을 뒤로 하고 저를 지지해주신 분들께 더 이상 봉사하지 못하고 국회의원으로서 보수와 자유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는 데 역할을 하지 못함에 대해 국민들께 그리고 지지자분들께 매우 송구스럽고 아쉬울 따름이다. 이 시간 이후에는 국회의원이 아닌 자리에서 다른 자격으로 어디선가 제 정치철학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을 앞으로 계속 모색해나가겠다. 감사하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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