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 못 견디고…11년 만에 중국 사업 접는 롯데마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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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 있는 롯데마트 [AP=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에 있는 롯데마트 [AP=연합뉴스]

롯데마트가 2007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지 11년 만에 사실상 사업을 접게 됐다.

1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롯데마트 중국 화둥법인 점포 50여 개를 약 2800억원에 중국 ‘리췬(利群)’에 매각하는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리췬은 중국 칭다오 지역에서 1933년 설립된 유통전문회사다. 지난해 매출은 1조7800억원이다.

매각 대상 점포는 상하이와 장쑤성 등에 있는 50여 곳이다. 이 지역에는 74개 롯데마트가 있지만 20여 개는 리췬이 인수를 원치 않아 폐점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가 이번 매각 협상을 마치고 나면 중국엔 14개 점포가 남는다. 롯데마트는 상반기 중 이들 점포에 대한 매각 작업도 마무리 할 계획이다.

롯데가 마트 사업을 중국에서 접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 체에 대한 보복이다. 롯데 소유 골프장 부지에 사드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드 보복으로 중국에 있던 99곳의 롯데마트는 87곳이 중 당국의 영업중단 조치를 겪었다. 나머지 점포도 매출이 80% 이상 떨어졌고, 롯데는 결국 지난해 9월부터 매각을 추진해왔다.

롯데 측은 이로 인한 마트 사업 피해가 1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선양(瀋陽) 롯데타운 건설 프로젝트 중단, 면세점 매출 감소까지 합치면 2조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져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도쿄에서 열린 한ㆍ중ㆍ일 정상회의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를 만나 “한국 단체 관광객 제한 해제, 롯데마트 매각과 선양 롯데월드 프로젝트 재개 등 지난해 정상 회동을 통해 요청했던 문제들이 하나씩 해결되고 있는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햇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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