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피부과 '집단 패혈증' 7명 중환자실 입원 "프로포폴 상온 방치 확인"

20명의 집단패혈증 환자가 발생한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의원 앞에 경찰 과학수사대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는 서울 강남구 피부과에서 진료받은 뒤 집단 패혈증이 발생한 환자 20명 중 7명이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중이라고 9일 밝혔다.

질본에 따르면 7일 이 피부과에서 진료 받은 29명의 환자 중 20명에게서 발열ㆍ어지럼증ㆍ혈압저하ㆍ오심 등의 증상이 발생했고, 이들 모두 프로포폴을 투여받았다.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환자들을 포함해 패혈증 의심 증상을 보인 환자들은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증상이 없는 9명 중 1명은 프로포폴을 투여 받았고, 8명은 투여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하였다.

질본은 “해당 피부과 의료진과 각 병원에 분산 입원한 환자 상황을 계속 살피고 있다. 어떤 부분이 직접적으로 패혈증 감염에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질본은 피부과가 프로포폴을 상온에서 60시간 가량 방치했다는 진술이 나옴에 따라 주사제 오염에 초점을 맞춰 사고 원인을 캐고 있다.
이상원 질병관리본부 중앙역학조사지원반장은 “해당 피부과에서는 프로포폴 20cc 제품을 하루에 15개 정도, 약 300cc 투약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프로포폴을 포함해 사용한 개봉 주사제, 주사기 등  41종의 검체를 채취해 미생물 검사를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질본은 주사제, 시술준비과정 등에 대해 피부과 의료진을 면담조사하고, 7일 진료받은 환자 29명에 대한 의무기록을 검토해 투약 현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 환자들의 치료를 맡은 의료기관에서 혈액 배양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와 강남구 보건소는 지난 1일 이후 해당 피부과를 내원한 환자의 증상 발생 모니터링에 나섰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피부과에서 사용한 의약품 완제품을 수거하여 제품 오염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생물 검사가 필수적인데, 이 작업에 최소 1주일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명의 환자 중 생명이 위독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본은 9일 오전 사고 인지 경위, 환자 상태, 역학조사 진행 상황을 설명하는 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다.
정종훈 기자sakehoon@joongang.co.kr

◇패혈증=세균ㆍ바이러스 등에 감염돼 전신에 심각한 염증이 나타나는 상태. 발열ㆍ저혈압ㆍ호흡 곤란 등의 증세가 나타나며 심하면 숨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