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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어머니 아들은 범죄율 높아” 취업 잘 시키는 교수의 두얼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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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지방의 한 국립대 교수가 입시 면접에서 수험생을 향해 인권침해, 성차별적 발언을 해 공분을 샀다. [SBS화면 캡처]

지난해 12월 지방의 한 국립대 교수가 입시 면접에서 수험생을 향해 인권침해, 성차별적 발언을 해 공분을 샀다. [SBS화면 캡처]

입시 면접 과정에서 수험생에게 막말과 갑질을 해 논란이 됐던 공군 대령 출신 국립대 학과장의 민낯이 낱낱이 드러났다.

청주지검 충주지청은 전 국립 한국교통대 항공운항과 학과장 A씨(56)를 위계공무집행방해와 입찰방해,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신입생 면접 과정에서 수험생에게 인권 침해성 막말을 하는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산 바 있다.

[SBS화면 캡처]

[SBS화면 캡처]

당시 영상에 따르면 A씨는 면접장에서 수험생에게 "몸이 뚱뚱한 것 같은데 평상시에 많이 먹고 게을러서 그런가"라며 용모를 노골적으로 폄하했다.

또 "범죄율이 가장 높은 남자아이들은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아들들", "네(수험생)가 사는 지역은 옛날에는 빈민촌이라 똥냄새 난다고 해서 안 갔었다"는 등의 막말을 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합격을 시켜줄 테니 앞으로 자신의 지시에 무조건 따른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쓰게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특히 "합격시켜주면 방망이를 하나 가져와. 언제든지 너를 때려도 좋다는 전제조건으로"라며 구타를 견뎌야 합격시켜주겠다는 등 군대와 같은 강압적 조건을 내걸었다.

A씨의 갑질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SBS화면 캡처]

[SBS화면 캡처]

A씨는 2015~2017년 항공운항과 입학 전형에서 여성, 특성화고 출신 지원자는 모두 배제하라는 내부 지침을 세웠다.

공군 조종 장학생 선발률을 높이기 위해 공군이 선호하는 인문계 남학생 위주로 신입생을 선발했다.

군 장학생이 취업률로 이어진다는 점을 이용해 자신을 취업 잘 시키는 교수로 포장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A씨가 학과장으로 있었던 2015~2017년 동안 여성 지원자 41명 중 서류평가를 통과한 학생은 단 한 명에 그쳤다.

하지만 A씨는 면접평가에서 이 여학생에게 "여학생은 잘 안 뽑는다"등 성차별적 발언을 했고, 결국 과락 점수를 줘 최종 탈락시켰다.

이 기간에 A씨가 내린 지침 때문에 입학이 좌절된 피해 학생은 무려 61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갑질과 막말을 일삼는 A씨였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서 A씨는 자녀의 직장을 보장해 주는 취업전문가이자 최고의 교수로 평가받았다.

아울러 그는 또 다른 범죄에도 손을 댔다.

검찰 조사 결과 그는 2013~2015년 항공운항과 모의비행장치와 항공기 입찰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납품 사양을 정해 공고하고, 경쟁업체의 입찰 예상금액을 유출한 혐의도 받는다.

이 대가로 A씨는 납품업체로부터 60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A씨의입시 비리를 도운 대학 관계자 2명과 납품업체 관계자 2명도 불구속기소 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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