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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일가 '비밀의 방' 2군데 정말 있었다

중앙일보

입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 대한항공]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 대한항공]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밀수 의혹을 조사 중인 관세청이 9시간의 3차 압수수색을 마쳤다. 언론에 보도된 '비밀의 방'을 확인했으며 관련 물품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은 2일 오전 11시 20분부터 오후 8시 20분까지 조사관 20여 명을 투입해 조 회장과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부부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이 거주하는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에는 인천공항 제2터미널대한항공 수하물서비스팀과 의전팀, 강서구 방화동 본사 전산센터, 서울 서소문 ㈜한진 서울국제물류지점 등도 포함됐다.

관세청은 지난달 1·2차 압수수색 이후 조 회장 자택 내에 외부인이 알지 못하는 '비밀의 방'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이날 3차 압수수색에 나섰다.

압수수색 결과 제보 내용처럼 조 전 전무의 방이 있는 지하 1층 구석과 이 이사장이 드레스룸으로 쓰는 2층 한쪽에서 비밀 공간을 확인했다. 관세청은 이곳에서 박스 2개 분량의 압수품을 확보했으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관세청은 앞서 지난달 21일, 23일 두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물벼락 갑질’로 물의를 일으킨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1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조 전 전무는 이날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게 된다. [뉴스1]

‘물벼락 갑질’로 물의를 일으킨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1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조 전 전무는 이날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게 된다. [뉴스1]

앞서 자택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내부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평창동 자택에는 일반인이 전혀 알아채지 못하는 공간이 존재한다”며 “비밀의 공간에 고가의 밀수품이나 비자금 등이 존재할 수 있어 제대로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창동 자택에 박스로 포장된 물건이 도착하면 이명희 이사장이 직접 내용물을 정리했다”며 “이 이사장이 평소 의심이 많은 성격이기 때문에 귀중한 물품을 평범한 곳에 보관하지 않고 본인이 따로 챙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평창동 자택은 대지가 750㎡(약 230평)에 건물 면적이 1404㎡(약 425평)에 이른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외부인이 알 수 없는 방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은 충분한 셈이다.

한편 압수수색이 진행되면서 회장일가가 본격적으로 증거인멸에 나섰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자택에서는 귀금속 보증서 등 파쇄된 문서 등이 버려졌다. 파쇄된 문서 규모만 A4 용지 1000장 규모로 알려졌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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