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종이컵 손등으로 쳤는데 음료수가 튀었을 뿐"

이른바 ‘물벼락 갑질’ 의혹과 관련해 경찰에 피의자로 출석한 조현민(35) 전 대한항공 전무가 경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서경찰서는 2일 조 전 전무가 “음료가 담긴 종이컵을 사람을 향해 뿌린 것이 아니라 자리에 앉은 상태에서 출입구 방향으로 손등으로 밀쳤는데 음료수가 튀어서 피해자들이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물벼락 갑질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1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강서경찰서에 출석했다. 장진영 기자

경찰에 따르면 조 전 전무는 유리컵과 관련한 특수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유리컵을 사람이 없는 45도 우측 뒤 벽 쪽으로 던졌다”며 이 역시 부인했다. 유리컵을 던진 이유로 “영국 ‘코츠월드’나 ‘밸리머니’ 지역이 한 곳만 촬영되어 있어 광고대행사 측에 그 이유를 물었는데 대답이 없자 본인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으로 생각해 화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확산한 직후 조 전 전무가 당시 회의에 참석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혐의를 벗기 위해 회유‧협박을 했다는 의혹도 나왔으나 그는 “대한항공 관계자와 수습대책에 대해 상의는 했으나 게시글을 삭제 또는 댓글을 달도록 하는 등 증거인멸을 지시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전날 오전 10시 20분쯤부터 이날 오전 1시 12분까지 폭행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로 조 전 전무를 불러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조 전 전무는 ‘사람을 향해 유리컵을 던진 적은 없다는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람 쪽에 던진 적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또 폭행이나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해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며 밀수‧탈세 의혹과 관련해서는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대한항공 본사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조 전 전무 휴대폰의 디지털포렌식 결과와 녹취 파일 등 증거물, 피해자 및 참고인들의 진술, 피의자 진술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사실관계를 규명한 후 조 전 전무에 대한 신병처리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