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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전기로 연료비 10분의 1” 친환경 우도 전기버스 타보니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8일 제주 우도 전기버스 14호 기사 박찬균씨가 탑승한 정민재(완쪽 위), 최예원 어린이와 함께 웃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달 28일 제주 우도 전기버스 14호 기사 박찬균씨가 탑승한 정민재(완쪽 위), 최예원 어린이와 함께 웃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달 28일 낮 12시 제주도 섬속의 섬인 우도 천진항 인근. 서귀포시 성산포항에서 15분간의 항해 후 배에서 내려 2~3분을 걷자 버스가 1대 보였다. 길이 7.1m의 15인승 중형버스였다. 모양은 일반버스와 다르지 않지만 차체를 둘러봐도 배기구가 없었다. 매연을 뿜지 않는 친환경 전기버스라서다. 하늘빛과 구름 색깔로 꾸민 차체도 이차가 ‘친환경’임을 강조한다. 이날 실제로 타 본 전기버스는 기존 경유 버스의 엔진소음과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야간시간 이용해 충전해 최대 200km 운행 가능해 #기존 버스 대비 조용하고 매연 없어 환경오염 줄여 #우도 해안 관광지 곳곳 정차해 관광객들에게 호응

제주 우도해안도로를 운행중인 전기버스. 최충일 기자

제주 우도해안도로를 운행중인 전기버스. 최충일 기자

지난달 28일 제주 우도 전기버스에 오르고 있는 관광객들. 최충일 기자

지난달 28일 제주 우도 전기버스에 오르고 있는 관광객들. 최충일 기자

천진항 정류소에서 전기버스에 오른 김윤지(26·서울시 광장동)씨는 “전기차는 처음 타본다”며 “차 소음도 거의 없고 떨림도 적어 쾌적하게 우도를 돌아볼 수 있는데다 환경오염도 없다고 하니 더 좋다”고 말했다. 우도에 도입된 전기버스는 15인승의 중형버스다. 기존 대형버스는 상대적으로 좁고 열악한 우도의 좁은 돌담길을 운행하기 힘들어서다. 8개 정거장을 돌며 17km에 달하는 우도 해안도로 전체를 누비기 때문에 서빈백사·검멀레해변 등 해안가에 집중된 주요 관광지를 돌아보는데 최적화 됐다.

제주 우도 전기버스를 운영 중인 우도사랑협동조합 고혜동 이사장. 최충일 기자

제주 우도 전기버스를 운영 중인 우도사랑협동조합 고혜동 이사장. 최충일 기자

1800여 우도주민의 91%가 참여한 '우도사랑협동조합'은 최근 이지웰페어㈜를 통해 중국 BYD사의 전기버스 20대를 도입했다. 전기버스는 기존 경유 버스 23대와 함께 우도 전체를 누비는 마을버스 겸 관광버스로 활용되고 있다. 마을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기금을 통해 조합을 운용하고 전기버스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 주민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충전중인 제주 우도 전기버스. 보통 심야전기를 이용하기 위해 야간에 충전한다. 최충일 기자

충전중인 제주 우도 전기버스. 보통 심야전기를 이용하기 위해 야간에 충전한다. 최충일 기자

특히 화석연료를 쓰는 기존 버스 대비 연료비가 10분의 1에 불과해 주민들은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고혜동 우도사랑협동조합 이사장은 "전기버스는 오염물질 배출이 적어 환경을 보호하고, 야간 충전을 통해 주간 운행이 가능한 게 장점”이라며 “기존 버스 1대 가 하루 3만5000원의 유류비가 들지만 전기버스 충전비용은 10분의 1인 3500원”이라고 말했다. 오후 11시부터 오전 8시까지 주간보다 가격이 30% 저렴한 심야전기를 활용해 충전하기 때문이다. 부득이 심야전기를 활용하지 못해도 하루 충전료가 5000~6000원 선이다.

제주 우도 전기버스 차고지에서 정비중인 전기버스들. 최충일 기자

제주 우도 전기버스 차고지에서 정비중인 전기버스들. 최충일 기자

우도에 도입된 전기버스는 중국 BYD사의 eBus-7 모델이다. 고효율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해 완전충전 시 한번에 200Km 이상을 주행 할 수 있다. 최고속도는 시속 75Km로 25%(14도) 경사각을 오를 수 있다. 우도 전기버스 14호 차량을 운행하는 박찬균(53)씨는 “한번 충전하면 200km 가니 우도 한바퀴 도는 17km 코스를 하루 6~8번 왕복해도 배터리가 충분해 좋다”며 “구동력도 좋고 처음부터 강한 토크가 나와 기사들 모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제주 우도 전기버스를 이용해 가족 나들이에 나선 관광객 김도현씨 가족. 최충일 기자

지난달 28일 제주 우도 전기버스를 이용해 가족 나들이에 나선 관광객 김도현씨 가족. 최충일 기자

가족과 함께 우도를 찾은 김도현(39·서천군 장항읍)씨는 “기사분께 가고 싶은 음식점을 얘기했더니 가장 가까운 정류소를 바로 알려주셨다”며 “처음에는 렌터카를 이용해 들어올까 하다 버스를 타기로 맘 먹었는데 15분마다 각 정류장에서 전기버스를 하루종일 탈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제주 우도의 도로를 운행중인 전기버스. 최충일 기자

제주 우도의 도로를 운행중인 전기버스. 최충일 기자

제주 우도 검멀레해안 정류장에 정차 중인 전기버스. 최충일 기자

제주 우도 검멀레해안 정류장에 정차 중인 전기버스. 최충일 기자

그러나 성인 기준 1인 5000원인 요금은 조금 비싸다는 의견이 있다. 가족 9명과 함께 버스를탑승한 김재우(37·부산시 남천동)씨는 “가족 단위로 오면 버스비가 꽤 부담스러운 만큼 가족권이나 단체탑승권 할인제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 우도해안도로를 운행중인 전기버스. 최충일 기자

제주 우도해안도로를 운행중인 전기버스. 최충일 기자

제주 우도 천진항에서 승객들을 태우기 위해 대기중인 전기버스. 최충일 기자

제주 우도 천진항에서 승객들을 태우기 위해 대기중인 전기버스. 최충일 기자

우도는 한해 약 20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제주의 부속섬 중 가장 인기가 높다. 배를 타고 15분만 이동을 하면 제주도 본섬과는 또다른 이국적인 풍광을 체험할 수 있어서다. 해안선 길이가 17㎞에 불과하지만 3가지 색의 모래 해변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제주 우도 천진항에 세워진 우도 비석. 최충일 기자

제주 우도 천진항에 세워진 우도 비석. 최충일 기자

동양 유일의 홍조단괴 백사장인 ‘서빈백사 해변’에서는 하얀 모래가 비치는 에메랄드빛 해변을 볼 수 있다. 홍조단괴는 세계적으로도 드물어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됐다. 검은 모래가 일품인 ‘검멀레(검은 모래)해변’도 서빈백사 해변과 대비되는 풍광을 지녀 관광객들이 몰린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제주 우도 천진항에서 승객들을 태우기 위해 대기중인 전기버스. 빨간버스는 기존 경유버스다. 최충일 기자

제주 우도 천진항에서 승객들을 태우기 위해 대기중인 전기버스. 빨간버스는 기존 경유버스다. 최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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