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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 봄은 가고, 연두빛 신록 물결의 대둔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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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도 하루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진달래, 개나리, 벚꽃으로 이어진 꽃 향연도 서서히 종적을 감추고 있습니다. 아직 봄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는데, 봄은 이렇게 우리 곁을 무심히 떠나고 있습니다.
올봄은 중국에서 밀려온 불청객 미세먼지로 얼룩진 계절이었습니다. 마음껏 숨조차 쉴 수 없었던 날이 많았습니다. 오늘도 전국의 공기가 '나쁨단계'로 아침 출근길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많았습니다. 하루빨리 '숲속 공기'로 충만한 그런 날을 기대해 봅니다.
다음은 봄옷을 벗고 여름옷을 입기 시작한 대둔산의 모습입니다. 이젠 꽃보다 신록입니다.
대둔산은 전라북도와 충청남도의 경계에 있는 산입니다. 이곳은 울창한 산림과 기암괴석이 조화로워 연중 산행 인파가 줄을 잇습니다. 29일의 풍경입니다. 사진·글=김상선 기자

대둔산. 김상선 기자

대둔산. 김상선 기자

마천대 정상에서 바라본 금강 구름다리입니다. 주변이 연둣빛 신록으로 가득합니다.
수 백 미터 공중에 떠 있는 금강 구름다리 위에 서면 초여름 더위를 잊게 할 만큼 아찔함과 짜릿함이 몸을 전율케 합니다. 눈을 들어 주변을 살피면 절경에 한 번 더 감탄합니다.

대둔산. 김상선 기자

대둔산. 김상선 기자

수락 주차장에서 낙조산장으로 가는 길에 만난 하늘입니다. 이날은 하염없이 하늘을 바라보며 코가 아닌 입으로 공기를 '삼킨' 하루였습니다.

김상선 기자

김상선 기자

노랑, 분홍, 빨강, 흰색 등 봄은 분명한 색입니다. 하지만, 봄의 끝엔 색이 모호해집니다. 옅은 색은 경계가 불분명해 도리어 은은하고 조화롭게 보입니다. 지금이 연둣빛 자연을 감상하기엔 최적기입니다.

김상선 기자

김상선 기자

나무의 새순이 오늘은 꽃이 되었네요. 갓 태어난 아기 손처럼 앳되고 부드러워 보이는 연두색 나뭇잎입니다. 새로운 '꽃'을 반기는 산 객의 표정도 '자연'이 됐습니다.

김상선 기자

김상선 기자

올봄, 많은 사람의 가슴을 설레고 두근거리게 했던 연분홍 진달래꽃이 지고 있습니다. 꽃은 사람들을 끌어모았고, 겨울 동안 소원했던 그들의 마음도 잇고 떠납니다. 꽃처럼 살면 남북도 없고 세상은 하나일 것 같습니다.

김상선 기자

김상선 기자

여름맞이하려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건조한 산길이 약간 푸석한 먼지를 날렸지만, 새싹이 바로 정화하는 듯 금새 사라집니다.

김상선 기자

김상선 기자

878m , 대둔산의 정상인 마천대 주변엔 아직 산벚꽃이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숨을 헐떡거리며 올라간 보람을 느낍니다.

김상선 기자

김상선 기자

산벚꽃이 영화관에서 즐기는 팝콘처럼 변했습니다. 꽃이 새순과 어우러지면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입니다.

김상선 기자

김상선 기자

주 5일 근무가 정착되면서 산을 찾은 인파도 늘고 있습니다. 버스를 대절해 이곳 대둔산까지 내려온 산악회원들입니다. 네이버 천지 산악회원인  김미경 (53·서울 은평구 중계동)씨는 "비록 주말에 산을 한번 밖에 찾지 못하지만, 다음 일주일을 살아갈 힘을 준다"고 말합니다.

김상선 기자

김상선 기자

맑고 드넓은 하늘, 연둣빛 새싹과 마주친 여인의 얼굴에 미소가 번집니다.  사람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가 기분을 좌우할 때가 많습니다. 내 몸을 자연에 맡겨보는 일이 그 방법입니다.

김상선 기자

김상선 기자

정상으로 향하는 길섶엔 노랑제비꽃이 등산객들을 반깁니다.

김상선 기자

김상선 기자

산행에 각시붓꽃도 동행합니다. 코발트 색 하늘빛만큼이나 청청합니다.

김상선 기자

김상선 기자

벌써 계곡의 물도 제법 많아졌습니다. 명산은 물이 많은 산이라고 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 언제 가도 그 나름의 비경을 자랑하는 대둔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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